눈물이 많아지는 남자, 말이 뾰족해지는 여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마음은 먹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굳게 먹으면 무엇이든 못해낼 일이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나 우울과 불안 때문에 정상적으로 생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의지가 약해서 저 모양’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호르몬, 마음에 영향을 미치다 과학의 발전은 우리에게 마음은 먹기 나름이 아니라 뇌의 작용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치매라는 병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뇌세포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기억 감퇴는 물론이고 성격도 변한다.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뇌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마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호르몬이다.


호르몬은 우리 몸의 혈관 속을 이동하면서 몸의 각 부위에 신호를 주고받는 화학물질로, 대부분은 우리의 몸에 영향을 미치지만 일부는 우리의 마음에도 영향을 미친다.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와 중년의 갱년기다. 사춘기도 유별나지만 갱년기의 변화는 더욱 무쌍하다.

그중 갱년기 남자의 경우 남성 호르몬은 20세에 절정을 이루다가 이후 꾸준하게 감소하는데, 특히 중년이 되면서 눈에 띄게 줄어든다.

반면 여성 호르몬은 꾸준히 분비된다.


이 때문에 중년이 되면 여성 호르몬이 남성 호르몬을 압도해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일도 많아지고, 온순하다 못해 소심해지는 성향도 보인다.


그리고 예전처럼 성욕이 생기지 않아 남성으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경우도 많다.
 여성들은 어떨까?


여성은 월경 주기에 따라서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지고 적어지기가 반복된다.

그러다가 갱년기가 되면 폐경과 함께 꾸준한 감소세로 접어든다. 몸이 적응 과정을 거치느라 한겨울에 땀이 나며, 온몸이 쑤시고 아프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마음 변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중년 이전에도 감정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그전까지는 감정을 숨기며 살았다면 중년이 되면서부터는 기복이 폭발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서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기도 한다.

 

중년의 위기를 넘기는 방법 그렇다면 이런 호르몬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우리 몸이 노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호르몬 변화에 적응할 때까지 본인은 물론 주변의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젊었을 때의 생활 방식을 대체할 새로운 생활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다양한 신체 질병은 물론 우울증 같은 마음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남자의 경우 감정의 변화가 있을 때 이를 숨기기보다 가까운 사람(배우자, 가족 등)에게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정서적으로 위로를 받으면 마음의 안정을 보다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또한 금연과 금주를 실천해야 한다. 담배와 술은 호르몬 균형을 깨뜨리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하루 30분의 근력 운동을 통해 남성 호르몬의 분비를 유도하는 것도 좋다.


여자의 경우는 여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콩류와 해조류의 섭취를 늘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남편과 자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던 삶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나씩 찾아가는 노력을 하는 것도 좋다.

햇볕을 자주 쬐면서 바깥 운동도 하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마주 앉아 수다를 떠는 것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육체적 인간에서 정신적 인간으로 변신하라 무엇보다 중년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꿔야 한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융(Carl Jung)은 중년을 찬양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젊은 시절을 가리켜 ‘육체적 인간’이라고 했다.


모든 관심과 에너지가 자신의 외모와 조건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찾아오는 중년을 가리켜 융은 ‘정신적 인간’으로 변모할 기회라고 말한다.

외적 아름다움보다는 내적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질 시기라는 뜻이다.


육체적 인간은 타인과 비교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쓴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이에 반해 정신적 인간은 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시기다.


이제 부부관계도 안정을 찾았고, 자녀들은 부모의 손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컸다.


타인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해 에너지를 쏟을 시기다.

중년의 시기에 자신의 내면을 아름답게 꾸미고, 가치관을 확립하면서 타인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준비를 잘 해놓는다면 노년 역시 아름다울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중년의 호르몬 변화는 단지 몸과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방해꾼이 아니라, 우리의 노년을 보다 풍성하게 준비하라고 촉구하는 몸의 신호다. 몸의 신호, 어떻게 대응할까? 바로 자신에게 달려 있다.



 

 

예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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