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계속 조인다…전세대출 제한 연장·주담대 만기 축소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꺾이는 양상이지만,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계속 조이며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가까스로 진정된 가계대출 증가세가 언제 또다시 과열될지 알 수 없다고 판단하고,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총력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부 회의 끝에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 조치를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9월 3일 KB국민은행은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매입)를 막고 실수요 위주로 대출하기 위해 이 조치를 실행하면서 10월 말까지 한시적 운영을 예고했다.
하지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 측면에서 아직 가계대출 수요 억제 조치를 완화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요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은행) 중 하나은행만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NH농협은행은 1일부터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대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해 운용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 측은 연말 안정적인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조치이며, 잔금 대출이나 디딤돌 대출 등은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최근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11월 말까지 가계대출 중도 상환 해약금을 전액 감면한다. 중도 상환 부담을 낮춰 대출 총량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우대금리를 1.0~1.9%p 낮춘 데 이어 연말까지 인터넷,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설정했다. 각 모집인이 유치해오는 대출 규모를 일정 수준이 넘지 않도록 제한했다.
은행권의 이같은 기조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4분기 중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억제할 방침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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