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효과 불확실·절차적 정당성 부족”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통합을 통해 행정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경제적 효과가 불확실한 데다 주민 의견 수렴과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구시는 9일 대구정책연구원 컨벤션홀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북동부권(동구, 북구, 군위군)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토론에는 좌장을 맡은 김사열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비롯해 한응민 대구경북행정통합지원단 부단장, 김태운 경북대 교수,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 최철영 대구대 교수, 김수성 대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는 “광주·전남과 대전·충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대구·경북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오랜 기간 통합을 준비해 온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지역 발전 측면에서 뒤처지고 향후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운 경북대 교수는 통합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내·외 행정통합 사례를 봐도 경제적 효과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는 많지 않다”며 “오히려 주소와 학군 변화 등 주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통합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질적인 지역 간 통합이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로 이어질 지 의문”이라며 “중심 도시와 주변 도시로 구분될 경우 주변 지역이 종속될 가능성이 있고 발전 수준 차이로 하향 평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는 “법안은 대구시와 경북도를 물리적으로 통합해 ‘대구경북특별시’를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경북 23개 시·군은 그대로 존치되지만 대구시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며 “통합을 하더라도 특별법 속에 대구시의 위상과 지위를 명시적으로 남겨 시민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논란이 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을 특별시장이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대해선 한응민 대구경북행정통합지원단 부단장은 “기업 지원 차원에서 검토된 것으로 근로자 권익을 침해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대구시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설명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청사 위치와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질문이 이어졌다. 조시호 군위군의장협의회장은 “시청과 시의회를 어디에 둘지 결정하지 않으면 지역 이기주의가 발생할 수 있다”며 “권한을 성급히 내려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부단장은 “두 지역 본청사를 각각 두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최철영 교수는 “법안에 두 청사를 그대로 활용하도록 명시돼 있다”며 “다만 어느 곳을 주된 청사로 할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통합은 모두의 동의를 먼저 얻고 절차적 문제를 해결한 뒤 추진해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쫓기듯 진행되는 모습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 자체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주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며 “정부가 재정 지원을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혼란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세부 내용을 시민들이 정확히 알 수 있는 절차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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