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안동’ 이란

안동시장 권 영 세

벌써 취임한지 3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계사년 한 해, 뱀이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듯 지난날 축적한 경험을 지혜로 환원하여 ‘행복안동’이라는 시정 목표를 견실하게 다져가는 한 해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지속가능한 행복한 삶의 체계를 보다 가지런하게 갖추려는 일련의 의미 있는 움직임은 결국 어떤 하나의 대전제 위에 유∙무형(정신과 현상)을 모두 포괄하는 도시재편으로 모아져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취임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이 문제에 대해 시장이 되고나서 실천 의지를 갖고 이 방향으로 시정을 이끌어왔습니다.


그 길로 나아가는 준거(準據)를 찾아 가장 우수한 안동문화 및 공약과의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만이 ‘행복안동’ 건설을 완결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결국 이 사안의 1차적 해답은 외부의 시선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외지인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안동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우리 안동에 이들은 어떤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지를 포착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들의 기대심리를 채우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찾아낼 수가 있을 테니까요.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오고 있지만 향후, 우리가 그려갈 도시 디자인이라는 것도 이들의 가슴에 고즈넉한 감동을 담아내는 형태로 과감하게 도시를 설계하는 작업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행복안동 건설의 시작이고 과정이며 완결입니다.

무엇이 포괄적 행복안동의 대상일까요?


우리 안동은 서울시의 2.5배가 넘는 방대한 땅과 전국 최대, 최고의 자연부락, 서원, 고택, 정자, 전탑, 목판 및 현판, 독립운동가, 국가 지정문화재와 박물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질적 양적으로 전국 최고인 산약, 고추, 사과, 콩, 국화, 상황버섯, 약용작물의 주산지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바이오산업과 문화산업, 경북도청 건설, 안동 문화관광 단지 건설, 4대강 살리기 사업 및 물 산업화, 3대문화권 사업, 중앙선 복선전철화 등 중앙정부에 안동 지역의 정책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방향이 우리 안동의 여건에서 최상의 방안이었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매 순간 어떤 사안을 두고 최선의 선택을 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때론 개별적으로 진행이 되거나 어느 것은 잘 정제되지 않아 혼선으로 비쳐지기도 하고, 또한 간혹 정책시행 과정이 울퉁불퉁하여 보는 이들의 가슴에 확 와 닿지 않은 측면도 있었을 것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전체를 보며 핵심을 짚어 나가야 하는 시장의 입장에서는 가끔 이러한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보존하며, 전승하느냐 하는 문제와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해야하는 부담감 때문에 밤잠을 설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인간이다 보니 고민에 빠지기도 하지만, 수많은 사람의 먹고 사는 문제가 여기에 달려 있다는 생각에 이르면 좌고우면 할 수가 없습니다.


요즘 저는 이것이 시대가 저에게 맡긴 소명임을 깨닫고 오로지 역사만 바라보며 뚜벅뚜벅 이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큰 틀에서 물과 길을 수용한 산림의 경영, 문화와 교육(사람),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어머니의 가슴 대지(농업)를 풍요롭게 살찌우는데 우리가 가진 경험을 모두 쏟아 부어야 하겠습니다.

 
고택이 개방되어 가문 대대로 전해오던 올곧은 선비정신은 드디어 만방으로 전파되기 시작했으며, 양반의 너그러움과 서민의 삶이 꿈틀거리듯 은유와 풍자 속에 살아 숨쉬는 하회별신굿은 거듭거듭 세계 속에 깃발을 휘날리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루기도 어렵지만 얻은 것을 지키기란 더더욱 어려운 법입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등, 박애, 평화의 정신이 깃든 탈춤이 이룬 성과와 대의가 변함없이 우리의 자랑이 되도록 잘 보듬어 나가야하겠습니다.

 
인문학의 보고요, 국학(國學)의 전초기지이며 안동학의 원천이 된 유불선의 다양한 문화는 문화산업으로, 골마다, 


길섶마다, 강어귀마다 서려있는 이야기보따리는 물 산업으로의 연결성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퇴계의 ‘활인심방’, ‘서애의 침구요결’, ‘향산의 본초강목’은 안동이 건강도시로 나아가는 원천이 되고 있으며, 낙동강 시대를 주도적으로 열어간 덕분에 재앙으로만 여겨지던 댐은 드디어 우리 삶에 축복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자라나기 시작한 것도 어쩌면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이제 생명의 젖줄이며 문명을 태동한 저 강에서 문화를 꽃피워 거듭나는 거대한 강의 역사를 다시 써 나가야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문화유전자인 韓스타일을 세계 속에 정립하는 일에도 여러분과 제가 힘을 모아가야 합니다. 안동은 한글, 한옥, 한음악, 한지, 한식, 한복 등 韓스타일의 DNA가 온전하게 남아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어마어마한 문화자원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삶의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끔 저는 이것만이라도 제대로 확장해도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열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새해에는 이 문제를 두고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홀로 저무는 강을 바라보며 우리의 생각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음식으로도 우리는 기적을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수운잡방, 음식디미방, 온주법 등 고조리서를 보유한 고장답게 우리는 내륙에서 바닷고기인 고등어를 안동간고등어란 특산품으로 만들었으며, 안동찜닭, 안동식혜, 안동 헛제삿밥 등 ‘한국음식의 종가 안동 食’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한국인의 음식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것을 종가음식이란 이름으로 한식을 세계의 음식으로 정립하는 여법(如法)한 과정을 밟아가야 합니다.

 
특히 대내외적 상징성의 얼굴처럼 인식되어온 한옥은 올해 지원 조례의 제정으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어쩌면 외국인과 외지인은 고택에서 한국적 미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지 모릅니다. 늘 해답은 알고 보면 간단하듯 그들이 감탄해 마지 않은 용마루의 곡선미와 공포의 백미를 살린 한옥을 좀 더 조영(造營)하고, 고택은 보수를 하여 고적하고 매력적인 도시의 분위기가 연출해 나가야겠습니다.

 
농암 이현보, 퇴계 이황, 송암 권호문으로 전승되어온 영남가단의 계승은 예(禮)와 악(樂)의 균형발전의 차원에서 전승의 기틀을 잡아가야 하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입니다.

 
특산품으로 자리를 잡은 안동한지와 간송본과 광흥사본의 훈민정음 해례본의 안동 연고성이 어떤 의미로 확장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때입니다.

 
도산권역을 중심으로 개발되는 3대문화권 사업은 옛 것의 소중함을 현대정신과의 접목으로 오늘날에 되살려내는 중중(重重)하고 지난(至難)하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작업입니다.


유무형의 역사의 흔적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안동문화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그 중심 역할을 다해 나가도록 설계에서부터 정책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챙겨나가겠습니다.

 
3대문화권과 같은 사업은 한 번 결정이 되면 몇 백년을 가게 됩니다.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물론 미래세대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옛 일을 그윽하게 살펴보아도 어떤 것은 당시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것이 오늘날 위대한 문화유산이 된 것이 있는가 하면, 주위의 갈채를 받고 시작했으나 멀리 내다보는 눈이 모자라, 오늘날 저 홀로 퇴락한 채 버려진 것들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미래 세대에도 빛을 내며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우량품목이 무엇인지 매의 눈으로 가려낸 후 집중을 통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역사적 책무가 주어져 있습니다.


살얼음판 위를 걷는 심정으로 정확한 지점에 발을 딛고, 최상의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 최고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기획가이며 거중 조정자의 역할을 기꺼이 자임하고자 합니다.


삶의 질을 북돋우는 진보적 실험이 가져다 준 즐거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문화적 변방에서 중심으로의 진입, 문화소비도시에서 문화생산 도시로의 전환은 새로운 문화흐름의 태동을 알리는 패러다임이며 문화르네상스 선언입니다.

 
문화는 도시의 매력을 가늠하는 지수입니다. 


화가, 조각가, 음악인, 시인, 소설가 등 예술인이 한 지역에 얼마나 살고 있는지를 말하는 보헤미안 지수는 그 도시의 창조능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입니다.

 
자유로운 청춘들의 꿈의 천국, 쟁이와 꼴통이 모여 뭔가 일을 내는 젊은 도시를 창조해 내는 것은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가장 현명한 대안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육사문학관, 권정생 문학관, 권태호 음악관 및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의 개관은 이러한 염원에 가속도를 붙여 나갈 것입니다.

 
끝내 우리가 이루어야 하는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전국최고의 서원을 건설하며 도학천국을 꿈꾸었던 선조들의 염원은 ‘퇴계학당’으로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만, 교육도시의 명성을 회복하는 것으로 화답해야 합니다.


지저귀는 새소리 바람이 전하는 정갈한 냄새와 몸짓을 언제까지나 지켜내는 수려한 경관은 억만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보배입니다. 


도심에는 더 많은 공원이 생겨나고 나무가 자라나고 숲이 우거진 푸르고 고색창연한 환경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기필코 이루어야 할 현실입니다. 

 
삶은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행복’으로 채워야 할 나날들을 가득 가득 채우고자 하는 염원은 특히, 우리가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할 때 빛을 발할 것입니다. 


복지를 통해 지역 성장을 견인하고 계층과 세대간의 화합과 여성 및 노인 그리고 장애우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지원에 저에게 주어진 권능을 가감 없이 쓰는 착한 목자가 되고자 합니다.


요즘 저는 제도적 보완이나 지원 이외에 근원적으로 농업을 개선할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청정안동을 보존하는 가치와 소, 돼지 사육으로 얻어지는 이익간의 불일치를 해소하는 방안에서부터 사회적 기업을 통한 농업육성의 적절한 방안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특히 생태농업의 득실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 할 수 없음은 우리 농업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농약과 같은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는 땅을 만들고 생태 경작방법을 통해 풍요로운 삶이 영위되는 방안을 타진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삶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고 여실한 과정을 밟으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행복안동’이란 길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한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합치고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어떠한 시련 앞에서도 굴하지 않은 용기를 지니고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 길에 도달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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