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식개선의 길, 장애인 웹툰에서 찾다

이 재 호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북지사 인턴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잠들기 전 그날 올라온 웹툰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실제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웹툰은 언제 어디서나 일상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안겨주는 요소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렇게 웹툰이 사랑받는 이유는 문자 매체의 막연한 서사를 친숙한 캐릭터로 시각화하기 때문에 메시지를 쉽고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웹툰의 특징은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브랜드 웹툰이다. 이들 브랜드 웹툰은 기업의 소개나 공익적 메시지와 같이 일반 매체에로는 쉽게 전달하기 어려운 메시지도 보다 생생하게 대중들에게 전달해 준다. 예를 들어 최초의 장편 브랜드 웹툰 <연봉신>은 당시 대중에게 생소했던 석유화학기업인 한화케미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민연금공단 홍보웹툰 <어미나톡>은 국민연금공단의 핵심사업을 미래의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라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달하였고, 최근에는 삼성전자 소개 브랜드웹툰 <성공의 비밀>이 큰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웹툰의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대중들의 인식이 웹툰과 같은 매체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로 쉽게 바뀌기 어려움을 암시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직장이 품고 있는 가장 큰 고민 역시 대중들의 인식, 그 중에서도 장애인의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전체 인구의 5%에 해당하는 약 250만 명의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과거와 같은 직접적인 차별과 멸시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불이익은 사회 전반에 걸쳐 존재한다.

특히 돈과 능률의 문제와 연관되는 고용문제의 경우, 많은 사업주들과 근로자들은 장애의 종류와 정도에 관계없이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거나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장애인들의 다양한 직종 진출을 제약하고, 그로 인해 장애인의 직업능력에 대한 편견이 강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상당수는 약간의 특화교육이나 보조공학장비만 갖춘다면 비장애인들처럼 충분히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장애인들의 사례를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장애인 의무고용률 확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의무화 등 장애인들의 직업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한 여러 제도의 개선 역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 역시 비장애인들처럼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점을 대중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이 모든 노력들은 결국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 중 하나가 바로 장애를 소재로 한 웹툰에 있다고 믿는다. 최근 웹툰 시장에는 장애를 소재로 한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웹툰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 기반으로 서비스되어 이전의 만화잡지 세대보다 훨씬 다양한 작품들을 다룰 수 있는 웹툰의 장점 덕분이다. 이수연 작가의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는 청각장애인인 작가가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사건들을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풀어내었다.

뿔이 없는 인간들이 장애인으로 취급받는 가상의 세계를 다룬 <원 뿔러스 원>(청보리)은 장애인 차별문제를 치밀한 스토리 라인 속에 녹여낸 작품이다.

또한 남준석 작가의 웹툰 <Ho!>는 장애인의 감수를 직접 받아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사랑을 현실적이고 담담하게 표현하여 문화체육부 장관이 수여하는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받기도 했다.

이 웹툰들은 장애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과 과도한 동정 대신, 있는 그대로 장애를 보아줄 것을 비장애인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여러 웹툰들이 자신의 단점을 다른 강점으로 보완하여 독자들의 사랑을 받듯, 언젠가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장애가 높은 장벽으로 여겨지지 않을 세상이 올 것이다.

하지만 모든 변화가 그러하듯 장애인 인식 개선이라는 거대한 목표 역시 소소한 실천에서 시작된다. 어쩌면 잠자리에 누워 불을 끄기 전, 장애인을 소재로 한 웹툰을 ‘정주행’하고, 작가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남기는 우리의 작은 행동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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