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돈이 안돌아 문제"…긴축론 정면 비판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자가 필요하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긴축 재정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여러 분석에서 과감한 재정 투입이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이 일관되게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하반기 성장 전략과 내년도 예산 편성에도 확장 재정 기조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 쿠폰이 100만원 당 43만원의 추가 경제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때 절약이 미덕일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돈이 안 돌아서 문제인 사회가 됐다. 소비가 미덕인 시대가 된 것”이라며 “적극 재정을 통해 국민 경제 대도약의 발판을 닦아야 한다”고 소비와 투자를 통한 경제 순환을 강조했다.

특히 “객관적 사실에도 마치 돌림노래처럼 긴축을 강요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존재한다”며 “국가 채무를 명분으로 들고 있지만 민생의 고통을 수수방관하라는 무책임한 목소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명목상 채무가 아닌 실제 채무와 채권이 얼마나 있는지를 따진 실질적 채무를 살펴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10% 정도”라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국가 채무 구조가 우량하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무 때나 막 쓰자는 뜻은 아니다. 자꾸 빚을 낼 일도 아니다”라며 “필요한 시기에는 투자를 통해 경제가 순환하도록 만드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대해선 “유가와 물가 불안이 이어지고 차량 5부제로 국민 불편도 커지고 있다”면서도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으면서 경제가 위기 속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IMF 외환위기와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던 국민의 저력이 다시 발휘될 것”이라며 “정부도 경제 충격 완화와 산업 질서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02~2003년 카드 대란 당시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인 ‘상록수’의 행태로 인한 채무자 피해를 지적하며 “20년 넘은 빚을 악착같이 추심하는 것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상록수는 카드 대란으로 신용 불량자가 늘어난 2003년 10월 금융권이 부실 채권 정리를 위해 만든 민간 부실 채권 처리 회사다. 신한카드는 30%의 지분을 갖고 있고 하나은행·IBK기업은행·우리카드 등이 각 1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대통령은 “카드 사태 당시 카드 회사들은 정부 세금으로 도움받았는데 악착같이 연체 채권을 지금도 추심하고 연간 수십조 영업이익을 내면서 그것도 배당받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기관 장기 연체 채권 정리를 위해 새도약기금을 운영하고 있고 계속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면서 “새도약기금에 99.4% 금융기관이 자발적 협약에 가입해 채권 매입과 추심 중단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표면적으로는 여러 기관이 모여서 만든 주식회사다 보니까 주주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해서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이익이 뒤에 자리하고 있는 측면 때문에 소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재차 “도덕 경영, 윤리 경영 한다고 하면서 혜택은 누리고 부담은 안 지려는 건 맞지 않는다”며 “필요하면 입법으로라도 해결 방법을 찾아보자”고 이 위원장에게 지시했다. 

이 위원장은 “주주들을 별도로 만나 동의를 구해보겠다”며 “일부 기관(신한카드)은 본인이 먼저 매각하겠다고 했다. 개별적으로 만나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국무회의가 열리는 도중 신한카드에 이어 하나은행도 민간 부실 채권 처리 회사인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 연체 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에 연체 채권이 매각되면 차주에 대한 추심은 즉시 중단된다. 이후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 조정이나 분할 상환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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