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위해 20년 경력 과감히 버렸다"

타워크레인 기사 임재청씨, 횟집으로 '제2의 인생'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들의 ‘불안한’ 눈길을 과감히 뒤로 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임재청(49)씨를 만났다.


얼굴 보다 먼저 본 그의 ‘칼솜씨’는 횟집 경력 10년은 족히 된 것 같았다. 


이 가게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고랑치의 쫄깃함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그리 얇지도 두껍지도 않게 회를 뜨는 솜씨는 ‘달인’의 경지에 오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를 뜨는 임 사장의 횟집 주방 경력은 6개월이 전부다. 그렇다고 다른 곳에서 요리를 하거나 횟칼을 잡아본 적도 없다.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혹시 그의 과거 이력과 횟칼 다루는 솜씨가 일맥상통하는 게 있지않겠느냐고 한 마디씩 한다.


임 사장은 20년 경력의 타워크레인 기사였다. 


지난 91년 2명 밖에 없는 청구의 타워크레인 정규 기사로 입사한 이후 현장경력만 20년에 이를 정도의 베테랑 타워크레인 기사였다.


그러던 그가 뜬금없이 횟집을 하겠다고 나선 건 그의 오랜 꿈을 현실로 옮기는 작업이었다. 


건설 경기가 좋지않아 타워크레인 경기도 옛날만큼은 좋지 않아도 일은 끊이지 않았지만 과감히 털고 지난해 10월 횟집을 연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할때도 그는 늘 가족들에게 식당을 해보고 싶다고 말을 했고 그중에도 횟집을 하고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회를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그의 부인의 고향이 경북 울진 후포이다 보니 싱싱한 횟감 공급이 가능해 다른 횟집과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다.


모든 음식의 맛은 좋은 재료에서부터 시작하는 법. 좋은 재료는 준비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거기에 정성만 들어가면 ‘해볼만한’ 일이었기 때문이란 판단도 한 몫했다.


그러나 타워크레인과 횟집운영은 하늘과 땅 차이. 다만 타워크레인도 높은 공간에서 해야하는 정밀한 작업이고 회를 뜨는 것도 맛과 모양을 함께 생각하면서 해야하는 세밀한 작업이란 점만 비슷했다. 따라서 임 사장은 처음에 말은 안했지만 내심 걱정스러웠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걱정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 50줄에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50대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당연지사. 물론 정 안되면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면 되지만 가족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는 않아 ‘본업 복귀는 없다’는 배수진을 깔고 횟집운영에 올인하기로 했다.


다행히 조리사인 아내와 처남의 도움을 얻어 어깨 너머로 회뜨는 것을 배웠고 선천적으로 손재주가 있어서인지 견습 1개월 만에 직접 회뜨기에 나섰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객은?. 개업 6개월 만에 열 명 중 일곱 명은 모르는 고객들이 온다고 한다. 


비가 온다거나 하는 특수한 상황을 빼고는 예약을 해야 그의 회맛을 볼 수 있을 정도라는 것. “손님들이 맛있다는 소리를 할 때 직업을 바꾼 것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는 “지금 연구하고 있는 건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리 가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랑치 물회”라며 다음에 들렀을 때는 분명 그 맛을 기자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강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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