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연구진, 새로운 고혈압 치료법 제시
체액 조절하는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새로운 조절기전 규명
경북대 연구진이 고혈압 치료의 단서가 될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새로운 조절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김인겸 교수(51세)와 경북대학교 심혈관연구소 이해암 연구교수(38세)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우리 몸의 70%를 구성하는 체액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새로운 조절기전으로,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활성화 정도를 조절해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획기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협회가 발행하는 SCI 저널인 ‘순환기연구’ 3월호에 게재됐다.
우리 몸은 체액이 일정 비율로 존재해야 정상적인 순환이 가능하다. 체액 조절에 장애가 생기면 부종뿐만 아니라 고혈압, 심부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염류코르티코이드’는 체액 양을 조절하는 중요한 호르몬으로 콩팥 세뇨관 상피세포에 들어가 세포질에 대기하고 있던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즉 전사인자인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는 세포핵 안에 들어가 나트륨 재흡수 증가와 칼륨 분비를 촉진하는 ‘전해질 수송체’를 만들어 체내 수분의 양을 증가시킨다.
이 때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는 ‘전해질 수송체’를 만들고 나서 세포핵 밖으로 나와 세포질 내에 대기한다.
김 교수팀은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가 아세틸화되면 전사인자로 작용하지 않아 체액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가 세포핵 안에서 전사인자로 작용하는 중이라도 아세틸화되면 더 이상 전사인자로 작용하지 않아 ‘전해질 수송체’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그동안 치료가 힘든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경우 여러 약제를 투여하더라도 혈압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아세틸화 시키는 약제를 개발하게 되면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김 교수팀은 아세틸화된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탈아세틸화 과정이 ‘제3형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에 의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추가로 규명했다. ‘제3형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는 기억 상실, 대사성 질환, 혈관내피 기능장애, 고혈압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팀은 염류코르티코이드 작용이 활성화되어 있는 실험 동물을 통해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를 억제하면 고혈압 발생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홍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