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품에서 보낸 40년의 추억

지난 1월 별세한 소설가 고(故) 박완서 씨는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그때가 그의 나이 마흔이었다. 이후 그는 40여 년간 자신의 상처를 문학으로 치유하며 독자들의 아픔까지 달래왔다.


'나의 박완서, 우리의 박완서'(문학a동네 펴냄)는 고인의 뒤를 따랐던 여성동아 출신 작가들의 추모문집이다.


고인과 40년 가까이 인연을 맺은 작가부터 갓 당선된 신인까지 이 모임의 모체가 된 박완서의 품에서 정을 나눈 24명의 작가가 고인의 추억을 담았다.


1977년 등단한 소설가 김향숙 씨는 선생의 날카로움을 물었던 지인에게 잘생긴 손자 자랑을 할 때 얼굴에 떠오르던 미소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당신의 날카로움은 세상의 더러움을 향할 때뿐이었어요.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에게 부끄러움을 알게 해주고 싶어하신 그 따뜻하고 깊이 있는 목소리엔 한번 들으면 기억하게 되는 특별함이 깃들어 있었지요. 당신의 이름처럼 말이지요.


1986년 등단한 소설가 이남희 씨는 "선생님의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는 억압이 아니라 용기의 상징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선생님 앞에만 서면 공연히 당황하고 중압감을 느끼는 것은 어쭙잖은 내 자의식에 불과했던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1988년 등단해 산문집 '도시락 편지'로 잘 알려진 조양희 씨는 참척의 고통을 겪은 고인의 모습을 떠올린다.


"무슨 반갑기는. 때려주고 패주고 하여 어미보다 뭐가 더 급해서 먼저 가, 네가 왜 나보다 앞질러 가, 이 못난 녀석 같으니, 이 불효자, 맞아라, 맞아야 해, 하고 주먹질로 호령부터 치겠다고 말씀하셨다. 


또 아들의 죽음을 어떻게 극복하는가란 물음에 극복은 무슨 극복이야, 그냥 오늘도 견디고 있는 중이라니까, 하시며 눈 흘기고 말 잇기를 피하셨다."


그 외 권혜수, 김경해, 김비, 김설원, 김정희, 노순자, 류지용, 박재희, 송은일, 신현수, 오세아, 우애령, 유덕희, 유춘강, 이경숙, 이근미, 이혜숙, 장정옥, 조혜경, 최순희, 한수경 등 총 2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문우회가 생긴 이래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부 참석해 글을 모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장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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