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 매
4월 4일은 제 13회 “정신건강의 날”이다.
정신건강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필수요건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1세기 인류를 가장 괴롭히는 여러 가지 질병 중에 치매와 우울증을 꼽았다고 한다.
고령화로 인해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만연하고 있는 즈음, 치매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치매를 미리 준비한다면 준비하지 않은 경우와 차이가 매우 큰 질환이다.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질병 중 하나인 치매에 대해서 알아보고 정신건강 보존을 위해 힘써야 할 때임을 잊지 말자. 정신이 건강해야 신체건강은 물론이고 행복도, 성공적인 인생도 보장된다.
치매란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이다.
여기서 인지 기능이란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판단력 및 추상적 사고력 등 다양한 지적 능력을 가르키는 것으로 각 인지기능은 특정 뇌 부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정 증상들의 집합인 하나의 ‘증후군’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러한 치매라는 임상 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은 세분화할 경우 70여 가지에 이른다.
다양한 치매 원인 질환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지만, 그 밖에도 루이체 치매, 전측두엽 퇴행,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들과 정상압 뇌수두증, 두부 외상, 뇌종양, 대사성 질환, 결핍성 질환, 중독성 질환, 감염성 질환 등 매우 다양한 원인 질환에 의해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은 전반적인 뇌기능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원인 미상의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전체의 50~60%를 차지하고, 뇌의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그 밖의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라고 볼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두뇌의 수많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여 뇌 조직이 소실되고 뇌가 위축되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뇌세포의 유전적 질환이 아닌지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유전적 이상이 없는 경우에도 발병하는 경우가 80% 이상이나 되므로 아직까지 알려진 것은 없다.
혈관성 치매란 뇌 안에서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서서히 신경세포가 죽거나, 갑자기 큰 뇌혈관이 막히거나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세포가 갑자기 죽어서 생기는 치매를 말한다.
치매와 건망증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건망증의 경우 기억력의 저하를 호소하지만 지남력이나 판단력 등은 정상이어서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기억력 장애에 대해 주관적으로 호소를 하며 지나친 걱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잊어버렸던 내용을 곧 기억해 낸다거나 힌트를 들으면 금방 기억해 내는 모습을 보인다.
치매의 경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기억력 감퇴뿐 아니라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인격 등의 다양한 정신능력에 장애가 발생함으로써 지적인 기능의 지속적 감퇴가 초래된다.
1) 기억력저하 : 건망증이라면 어떤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힌트를 주면 금방 기억을 되살릴 수 있지만 치매에서는 힌트를 주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2) 언어장애 : 가장 흔한 증상은 물건의 이름이 금방 떠오르지 않아 머뭇거리는 현상인 '명칭 실어증'이다.
3) 시공간 파악능력 저하 : 길을 잃고 헤매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초기에는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 경우들이 나타나지만 점차 진행되면 자기 집을 못 찾는다거나,
심한 경우 집 안에서도 화장실이나 안방 등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4) 계산능력의 저하 : 거스름돈과 같은 잔돈을 주고받는데 자꾸 실수가 생기고, 전에 잘하던 돈 관리를 못하게 되기도 한다.
5) 성격변화와 감정의 변화 : 매우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예를 들어 과거에 매우 꼼꼼하던 사람이 대충대충 일을 처리한다거나 전에는 매우 의욕적 이던 사람이 매사에 관심이 없어지기도 한다.
또한 감정의 변화도 많이 관찰되는데 특히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수면장애가 생길 수도 있어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거나 반대로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치매의 진단은 먼저 환자와 보호자를 통해 간단한 병력을 청취하고 간단한 선별 검사를 통해 인지 능력을 평가한다. 이를 통해 치매가 의심되면 인지 능력이 실제 저하되어 있는지 정밀검사를 받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정밀검사란 환자의 인지 능력을 같은 연령, 학력, 성별의 정상군과 비교하여 얼마나 저하되어 있는지 신경심리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정밀검사에서 환자의 인지 능력이 저하된 것이 확인되면 치매라 진단할 수 있고, 치매의 여러 원인을 찾기 위한 혈액 검사, 뇌영상 검사(MRI, MRA 등)를 받게 된다. 이 검사를 통해 치매의 원인이 확인되면 비로소 원인에 맞는 치료를 하게 된다.
예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