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저 찾은 尹…보수통합 커지는 기대감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환담을 나눈 인사 중 이번 윤 대통령과의 만남이 역대 가장 긴 시간으로 기록됐다. 역대 최장 환담이었던 만큼 두 사람이 나눈 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4월 총선에다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대패 이후 불거지고 있는 잇따른 국민의힘 안팎의 난제(難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간 것으로 관측된다. TK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의 분위기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평소 밀크티를 선호한다는 점을 알고 홍차와 우유를 내놨으며, 역시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감과 배도 같이 대접했다고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거실에서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만남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방문하자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반갑게 맞이한 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들어가시죠’라며 사저 안으로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한 거죠”라고 웃으며 답했다.
사저 현관 진열대에는 박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정상 외교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으며, 한 가운데 지난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 후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가리키며 “대통령께서 좋은 사진 보내주셔서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사저의 뒷산이 비슬산이 맞냐?. 대구 근무 시절 의대 교수가 TV 방송에 나와 비슬산 자연이 질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비슬산에서 새들이 날아와 정원에서 놀다 가곤 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며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어 박정희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깐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환담을 마친 이후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정원을 함께 산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원의 이팝나무, 백일홍 등 여러 가지 나무와 꽃에 관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젊은 시절부터 꽃과 나무에 관심이 많으셨느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예전에 청와대 있을 때부터 꽃과 나무를 좋아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서자,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고 했으나, 윤 대통령이 간곡히 사양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따라 유영하 변호사가 차까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와 칠성시장을 잇달아 방문해 지역 경제 상황을 파악하고 여론을 청취한 뒤 박 전 대통령의 사저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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