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DGB금융지주로 재탄생…하춘수 은행장 회장 겸임
"지방銀 한계 극복 44년...100년 역사 쓴다"
서민금융 지원 강화.기존 자회사 영업영역 확대
저축은행. 캐피탈 등 금융분야 진출도 적극 모색
올해로 창립 44주년을 맞은 대구은행이 종합금융그룹인 DGB금융지주로 재탄생했다. ‘㈜DGB금융지주’ 출범에 따라 초대 대표이사 회장과 대구은행장을 겸임하게 되는 하춘수(사진) 은행장을 만나 지주사 출범에 대한 소감과 향후 포부 등을 들어봤다.
- DGB금융지주 출범의미와 향후 발전계획은
창립 44주년을 맞는 대구은행의 금융지주사 설립은 지방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것으로, 100년 은행을 향한 역사적 발걸음을 다시금 내딛는 것이라 할 수 있다. DGB금융지주 설립을 ‘제2의 창업’으로 삼고, 지방은행의 제약된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최초의 지방은행에서 출발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굳건히 뿌리내려 명실공히 초우량 금융그룹으로 우뚝 서는 것이 지역민과 주주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무리한 자회사 확대를 자제하고, 견실한 성장을 추구해 나가겠다. 카드넷, 대구신용정보의 기존 자회사 영업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추후 조건이 부합되면 저축은행, 캐피탈 등 서민금융분야 진출도 적극 모색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산운용사, IT 자회사 등을 추가해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해 나간다는 것이 목표다. 조밀한 지역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역외지역 영업확대 및 채널믹스 전략을 통해 원스톱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민과 지역기업이 함께 윈윈하는 금융그룹을 만들겠다.
금융지주사의 면모 확대 방안은 출범 초기 계열 자회사 수가 부족하고, 또 은행에 편중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주사가 설립됐다고 해서 당장 많은 자회사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꼭 필요한 영역에는 언제든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조급하게 진출할 계획은 없다.
DGB금융지주는 지속 성장가능성과 수익성을 감안해 시너지효과가 큰 곳부터 진출해 나가돼 자회사간 상호 연계성이 높고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지주사내 자회사들의 자산을 키우는데 노력하겠다. 카드넷의 경우 합병과 업무영역 확대를 통해 지역내 교통카드나 각종 공연, 스포츠를 관람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대구신용정보도 지역내 금융업 관련 추심업무를 발굴해 나가면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신규 자회사 진출의 경우 대형 지주사들이 증권 보험 카드 등 모든 분야로의 진출을 통한 금융그룹화에 최우선 가치를 두는데 반해, DGB금융지주는 지역민과 지역기업의 금융수요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업종별 진출 타당성을 신중하게 검토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영역에 진출하겠다.
‘쓸데없이 남을 흉내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다’는 ‘서시효빈(西施效嚬)’식의 무리한 확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 ‘신뢰와 사랑의 금융동반자’로 정한 경영방침을 적극 실천해 ‘고객에게는 편리함을, 지역에는 희망을, 직원에게는 행복을’ 전달하겠다.
다만 지방은행으로서의 규모와 영업범위의 한계를 극복하고, 또 수도권에 비해 낙후된 지역경제 및 지역금융 산업의 발전을 위해 기회가 되면 경남·광주은행 등 우리금융 민영화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이는 대구은행에서 2006년부터 추진해 온 ‘지방은행 공동지주사’ 정책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금융지주사 전환이 지역 고객 및 기업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구은행은 명실상부 최고의 지방은행으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갈수록 복잡해져가는 금융 환경속에서 다양한 금융영역으로의 진출 제한 및 규모 열세 등으로 인해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설립 콘셉트를 ‘지역밀착형 종합금융그룹’으로 설정했다.
대표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강점과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 지역 발전을 위한 전략을 펼친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주사로 전환되면 브랜드 가치와 대외 신인도가 보다 더 높아져,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지역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이 한결 더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은행에선 영업이 제한된 서브 프라임 마켓도 자회사를 통해 진출이 가능해져 서민금융에 대한 지원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은행장과 DGB 금융지주사 수장으로써 각오는 DGB금융지주 출범은 은행과 지역, 그리고 은행장인 저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임에 틀림없다. 초대 회장인 저의 임무가 막중하다고 생각하며,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꿈이 있다면, 새롭게 출범하는 지주사가 하루 빨리 지역에 본부를 둔 경쟁력 있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해 지역과 수도권간 격차를 해소하는데 금융부문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구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