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종합금융그룹시대 '활짝'
예금업무 탈피 투자창출 원스톱 금융 제공
자본시장업무 역량 키워 수익 다각화 집중
대구은행이 ‘㈜DGB금융지주’ 출범을 통해 대구·경북지역 금융권에 본격적 종합금융그룹 시대를 열었다. ㈜DGB금융지주는 17일 오전 하춘수 회장을 비롯해 대구은행 임직원 및 자회사 직원 약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기념식을 가지고 정식 출범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환경에 맞서 지방은행이란 ‘껍질’을 벗어 던지고, 국내·외 주요 금융지주사들과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 명실공히 초우량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민 10명 중 7명을 고객으로 두며, 지역 대표기업으로 지난 43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대구은행이 DGB금융지주으로 새출발한다.
작년말 기준 355만명에 달하는 지역 고객을 기반으로 2014년까지 지방은행 중 최대 규모인 자산 50조원, 당기순이익 5천억원 달성이란 경영 목표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택한 것이다.
이를 위해 대구은행은 지난해 12월 은행을 주력 자회사로 하는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통해 DGB금융지주 출범에 충분한 대비를 해왔다. 책임경영체제 확립과 자회사간 시너지 확보를 위해 그룹장 제도를 도입하고, 금융지주사 설립 사무국을 별도 설치해 전반업무를 담당토록 했다.
또한 DGB금융지주 출범후 자회사 관리, 대은경제연구소, 홍보, IR 등은 지주사로 편입하고, IT·구매·연수 등은 통합할 예정이다.
특히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카드넷·대구신용정보 3개 자회사로 출범하지만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리스크와 시너지 창출을 고려해 캐피탈사와 자산운용사를 비롯 저축은행 등의 인수 또는 설립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지주사는 자기자본 100% 범위내에서 기업인수·합병(M&A)에 필요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 따라서 대구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전통적 은행 업무인 예금·대출 업무에서 벗어나 비은행 부문에서의 다양한 투자처나 수익처를 창출할 수 있는 등 원스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지역민과 지역기업들에게 보다 수준높은 금융편의 제공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대구은행은 설명했다.
대구은행 서정원 부행장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높아진 인지도와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대구와 경북 지역민에게 더욱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대구와 경북지역 시장점유율도 기존 40%대와 20%대에서 50%대와 30%대 이상으로 높이고, 비이자수익 비중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의 DGB금융지주 전환에 대한 증권업계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13일 1만5천500원으로 거래정지된 대구은행 주가가 DGB금융지주 출범과 함께 거래가 재개되는 6월7일 이후 2만1천500원의 목표가를 제시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내놨다.
하나대투증권은 “DGB금융지주 출범으로 당장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비은행 부문 확대는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증권·보험·카드 등 여러부문에서의 금융그룹화 추진과 지방으로의 영역확대를 꾀하는 시중 금융지주사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업다각화 차원의 비은행 분야 포트폴리오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
실제로도 대구은행은 이에 대해 공감하며 그동안 경남·광주은행 인수와 우리캐피탈 인수를 추진해 왔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또한 지난 3월 지방은행 최초로 출범하며, 부산은행과 BS투자증권, BS캐피탈, 부산신용정보 등 4개 자회사를 둔 BS금융지주에 비해 외형적 규모에서 다소 뒤처지는 모양새다.
따라서 DGB금융지주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캐피탈사 인수 또는 자산운용사 설립 등의 사업다각화가 빠른 시일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구은행은 “3년전부터 대우증권 등과 업무제휴를 통해 IB(투자은행) 부문 역량을 강화해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등 자본시장업무 역량을 키워 수익 다각화에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카드·보험·증권업 등은 전략적 업무를 통한 서비스 제공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DGB금융지주는 차별화 전략을 마련, 추진할 계획이다. 지방에선 고객 기반이 약한 카드·보험·증권사 등의 신설보다는 지역민과 지역기업의 금융수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캐피탈 또는 저축은행 등의 서민금융사 인수 추진을 통해 내실과 사업 효율성을 더 높이는게 우선적 급선무란 것이다.
아울러 대구은행이 중심이 돼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지방은행간 공동지주사 설립 방안도 계속해서 검토·추진한다는 방안이다.
대구은행 금융지주사 설립 사무국 관계자는 “DGB금융지주는 이제 막 시작이다. 지역기반 종합금융그룹으로 시중 금융지주사와의 대형화 및 겸업화 경쟁에서 당장 우위를 차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토끼와 거북이’간 달리기 경쟁처럼 한걸음씩 그러나 쉼없이 꾸준히 달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DGB금융지주는 설립을 기념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고객 및 지역민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지주사 설립 기념 현금자동지급기 출금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벌이며, 개인과 기업에 대한 특별 대출도 실시할 예정이다.
DGB금융지주는 국내신용평가회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신정평가주식회사로부터 최고등급인 AAA를 획득했다.
구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