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올들어 첫 전셋값 상승률 추월
대구 아파트 시장이 중소형 중심의 전세물건 부족과 전셋값 오름세에 따른 매매수요 증가로 인해 올 들어 처음으로 매매가 상승률이 전셋값 상승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중대형을 중심으로 상당수 미분양 물량을 안고 있는 일부 대형업체들의 할인분양에 따른 ‘착시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업체의 경우 오는 8월을 전후해 만기가 돌아오는 상당수 전세분양 물량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전세금 인상을 요구하며 세입자에 대한 매입을 부추기는 것으로 전해져 회복세를 보이는 시장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8일 부동산114 및 KB 국민은행과 지역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거래 활발정도가 30%를 넘어서는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2주 전에 비해 0.2%포인트 오른 0.4%의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군별로는 북구와 달성군이 0.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수성구와 동구 0.4%, 달서구와 중구 0.3%, 서구 0.2%, 남구 0.1% 순이었다.
반면 전세값 상승률은 전주보다 0.1%포인트 하락한 0.3%대 상승에 머물러 전셋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대구 아파트 시장은 올 들어 처음으로 매매가 상승률이 전셋값 상승률을 추월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대구 아파트 시장은 전세물건 부족 및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수요가 증가하고, 최대 30%에 달하는 일부 업체의 할인분양으로 매매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북구와 달성군, 달서구를 중심으로 매매가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가격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도 여전해 전세를 낀 투자가 가능해진다고 해도 매매거래 회전은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오히려 매매물건이 한꺼번에 나올 경우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대구 아파트 매매시장 상승 움직임에 따라 일부 업체에선 오는 8월을 전후해 대거 만기가 돌아오는 전세분양 물량에 대한 무리한 전세금 인상을 요구하며 사실상 매입을 강요하는 것으로 전해져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 수성구 수성3가 L아파트의 경우 만기가 돌아오는 전세분양 물량 중 일부는 만기 연장을 해주고 있지만, 다른 일부에 대해선 세입자들에게 1억원 안팎의 전세금 인상을 요구하며 사실상 매입을 강요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인근에 있는 다른 아파트는 이 아파트 세입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상당수 미분양 물량에 대한 전세분양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아파트 한 세입자는 “인근이나 다른 지역의 아파트 전세 물건을 알아보고 있지만 물건도 구하기 어려운데다 전세값도 많이 올랐더라”면서
“현재 살고있는 평형대가 현실적으로 팔리기 힘든 상황이지만 오는 8월 전세만기를 앞두고 지난 3월부터 회사측에서 1억원 정도의 전세값 인상을 요구하는 압박 강도가 높아져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말 현재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1만1천325가구며, 이 중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8천448가구다.
또 올해부터 2012년까지 전세계약 기간 만료로 분양전환이 예상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4천723가구며, 지난해 7월 이후 전세기간 만료된 미분양 3천627가구 중 분양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물량을 감안하면 분양전환 물량은 5천여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구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