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예회관, 정경화 바이올린 독주회 개최
대한민국 클래식 No.1의 전설...그녀가 돌아왔다.
정경화, ‘연주인생 3막의 서장’을 열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3월 27일(화) 저녁 8시 팔공 홀에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독주회를 가진다.
오랜 공백의 침묵을 깨고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는 이번 연주회를 두고 본인의 표현대로 ‘연주 인생의 3막’을 여는 무대라고 말한다.
정경화는 1967년 레벤트리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동문인 핀커스 주커만과 공동 우승을 하면서 세계클래식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 후 1970년 런던 교향악단과 협연한 데뷔 무대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동양인 클래식 연주가로는 드물게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녀는 젊은 시절 '현의 마녀'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자신에 대한 엄격함과 지독한 완벽주의로 전 음역에 걸친 아름다운 톤, 안정된 기술, 정확한 리듬, 완벽한 표현력 등 그녀가 세계 정상의 연주자로 명성을 지키는 밑바탕이 되었다.
지난 2005년 게르기예프가 키로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했을 때, 정경화는 9월 23일에 브루흐 바이올린협주곡을, 28일에는 브람스 바이올린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3일, 손가락이 아팠던 정경화는 직접 무대에 나가 연주 취소를 알리고 28일 연주를 약속했다.
28일, 정경화는 무통주사를 맞고 손가락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 브람스 대신 브루흐를 연주했다.
이 연주로 손가락 부상이 악화하였고, 정경화는 연주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그동안 손가락 부상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평생토록 본인을 아끼고 이끌어 주던,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들을 잃었다.
12살의 정경화를 줄리어드로 이끈 명소 언니를(2007년 작고), 정경화의 데뷔 음반부터 줄곧 연주 인생의 동반자였던 명 프로듀서 크리스토버 레이번을(2007년 작고), 그리고 어머니(2011년 작고)를 차례로 잃으며 정경화는 '인생'을 겪었다고 말한다.
정경화는 이번 독주회를 통해 이분들에 대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존경, 사랑을 담은 연주곡을 선정했다. 고전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꾸며지며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33번 K. 481”,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 Op.30-2”,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1번 Op.80”, 시마노프스키“녹턴과 타란텔라 Op. 28”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0년 5월 4일, 아슈케나지가 지휘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정경화는 브람스 협주곡으로 복귀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후 2011년 8월, 대관령 국제음악제에서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선보인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로 객석은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길고 긴 기립박수를 보내며 여제의 귀환을 확인한다.
마침내 오는 3월, 그녀의 리사이틀 파트너인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함께 리사이틀 전국투어를 시작한다. 자신을 일컬어 '연주 인생의 3막'을 열었다는 정경화. 그녀의 숙원인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녹음이라는 대장정의 시작을 알리는 연주회이기도 하다.
문화예술회관 박재환 관장은 “9년 만에 만나는 지역 팬들에게 정경화의 음악과 인생을 고스란히 연주에 담아내며 클래식의 깊은 감동이 어떠한 것인지 확인하게 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장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