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작가 초대전-최학노, 유황' 개최
문화예술회관, 全 시기 작품 80여 점 전시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박재환)은 2012년『원로작가 초대전-최학노, 유황』을 4월 8일까지 1~5전시실에서 연다.
올해로 5번째를 맞는 이 전시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이 2008년부터 지역 원로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회고해 온 전시로서, 지금까지 4회에 걸쳐 총 8명(강우문, 홍성문, 신석필, 이동진, 전선택, 김진태, 강홍철, 강운섭)이 초대됐다.
올해의 작가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운영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최학노(1937년생), 유황(1937년생)선생이 초대됐다.
『원로작가 초대전』은 지역 화단을 이끌어오며 미술 선양에 기여한 원로 작가에게 자긍심을 부여하고, 그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지역 미술의 근‧현대적 미술 사료를 정리하는 계기로 마련됐다.
지역의 원로 작가를 대상으로 그들의 구술과 개인 사료를 수집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정리하고, 작가 전시기의 회고전을 개최하는 행사다.
특히 이 전시는 개인사에서 출발해 지역의 미술계를 형성했던 작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함으로써 지역 미술사의 큰 흐름을 함께 조망한다.
유황 선생은 유년기에 가난과 전쟁을 극복하고, 청년기에는 4.19를 겪는 등 한국 역사의 격동 시절을 보냈다.
1960년 서울대 재학시절 국전에 반대한 동기생과 함께 덕수궁 돌담의 ‘벽전’을 열어, 예술계의 부패와 각성을 주장했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산업 재료를 사용한 실험적 형식을 보여주었고, 1970년대, 1990년대에는 스티로폼과 한국화 재료를 결합한 추상작품을 제작했다. 최근에도 재활용품을 이용한 환경 미술을 보여주고, 영상미디어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재료와 형식을 탐구해 왔다.
1970년대 후반 대구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유황 선생은 작가로서, 교육자로서 안정된 삶을 살면서 전통 한국화 작품을 많이 제작했다.
선생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제작한 전통 수묵 작품들에서 수평, 수직, 사선 등 남성적인 직선을 구사해 강하고 속도감 있는 한국화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한 평론가(김춘일 박사)는 고독, 반항, 죽음, 분노와 같은 저항의 기조를 이러한 작품에서 보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는 변화를 추구하고, 사회에 대한 목소리를 내 온 유황 선생의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오브제 작품, 추상 한국화, 그리고 수묵채색 산수화 등 다양한 작품을 보여줄 것이다.
최학노 선생은 1970년에 대전에서 안정된 교사직을 그만두고, 작가의 길을 가고자 계명대학교에 편입하면서 대구에 정착했다.
그는 엄청난 작업량과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열린 태도로 대구 화단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1970년대에는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추상작품을 다수 제작했고, 통일과 이산가족을 주제로 한 구상작품을 제작하는 등 역사와 현실의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1976년 중반 이후 ‘산 시리즈’ 이후 구상작품을 선보이면서 추상에서 구상작품을 주로 선보였다.
그는 서양의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전통과 정신의 뿌리를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실험하였다.
한지와 유채를 결합하거나 먹의 사용, 종이 즙을 이용한 질감의 표현 등 작품의 내용과 형식에 전통을 의식한 표현을 많이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작위적이지 않고, 작가와 자연스럽게 합일된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는 추상에서 구상까지 작품의 변천 과정과 항상 새로운 창작정신과 전통을 강조한 작가의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1937년생인 두 분 작가는 비슷한 사회적 변화와 격동기를 거치면서 예술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의식했고, 전통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실험들을 작품으로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에는 같은 세대의 두 작가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전통을 지키는 자세와 작품의 동인이 되었던 사회적 관심이 어떻게 표출되었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은 서양화와 한국화의 다른 분야의 작가임에도 영역을 넘나드는 시도와 작품에 풍부하게 녹아있는 변화와 실험정신을 감상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장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