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다시 배우는 절집 순례 기행

신간 <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

"절집 여행은 내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았다. 몸과 마음을 바꿔 놓았고, 목적과 가치를 바꿔 놓았고, 살아가야 할 이유와 방법도 바꿔 놓았다"

'시 쓰는 스님' 승한 스님이 사찰 순례기 '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을 최근 펴냈다.

예나 지금이나 태어나고 병들어 죽는 인간의 근원적 고통은 같다.

그러나 오늘날 고통의 원인이 다양해지고 고통의 강도도 심해진 게 사실이다.

그 어느 때보다 위로가 필요하고, 치유가 절실한 현대인들에게 명상, 음악, 운동, 글쓰기, 여행 등등 온갖 치료법이 난무하고 있다.

스트레스 관련 사업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지금, 종교를 떠나 템플스테이에 대한 관심이 고무
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불가에선 이 세상이 고통을 참고 견디는 곳이라 해 '사바 세계'라 하고, '고해(苦海)'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통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서울 도봉산 선인봉 석굴암부터 문경 사불산 대승사, 제주 한라산 관음사, 순천 조계산 송광사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24개 산사가 소개돼 있다.

하지만 단순한 사찰 안내서는 아니다. 경기도 가평 대원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지도하는 승한 스님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처받고 지친 이들에게 사찰 순례를 통해 마음의 상처까지 깨끗이 씻어낸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젊은 시절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스님은 책에서 사찰을 순례하면서 "인생을 다시 배웠다"고 고백한다.

"힘들고 고됐지만 나는 기꺼이 내 인생수업을 다시 했다. 절집에 갈 때는 노트와 연필이 필요 없었다. 지우개도 필요 없었다. 부처님 말씀은 받아 적지 않아도, 내 마음노트에 자연히 기록되었고,
지우고 다시 써야 할 해답과 정답도 없었다. 모든 것이 해답이고, 정답이었다."

"순례자는 나그네를 뜻한다. 지난 이년여동안 나는 마음의 순례자가 되어 절집을 돌았다. 그리고 절집에 갈 때마다 다비드 르 브르통(프랑스 사회학자)의 전언처럼 나 '스스로에게 자발적으로 부과한 속죄'를 통해 나를 통절히 반성하고 그 반성을 통해 새로 태어나는 나를 지켜보았다."

경기도 가평 대원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지도하고 있는 승한 스님은 서울 도봉산 선인봉 석굴암을 시작으로 순천 조계산 송광사까지 전국 24곳의 절집을 순례하면서 깨달음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려 한다.

동두천 소요산의 자재암에선 신라 고승 원효 스님과 요석 공주의 짧은 사랑과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부안 내변산 월명암에선 부설 거사와 묘화 부인, 그들의 자손인 남매 등운과 월명의 절절한 가족사를 전해준다.

시인이자 수행자이기도 한 스님의 예민한 감수성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는 한 편의 명상시처럼 펼쳐진다.

보통사람과 똑같이 고뇌하고, 나를 찾아가면서 괴로움에서 환골탈태하게 된 스님의 산사기행을
읽다 보면 자신의 내밀한 상처도 치유되는 것 같은 마음의 위로를 느낄 수 있다.

하지권 작가가 찍은 맑은 산사 사진들 또한 고요한 사찰만의 안락함을 엿보게 한다.

불광출판사. 288쪽. 1만5천원.

 

장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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