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 학부모 찬반
내년부터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주5일 수업제도가 전면 도입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가정형편이 넉넉한 학부모들은 주5일 수업으로 여가가 늘어 주말에 가족끼리 다양한 체험학습이나 e러닝 등을 활용한 자기주도 학습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찬성하는 입장이다.
반면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맞벌이 부부들은 주말에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하지 않은데다 사교육비 부담이 늘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즉 경제적 사정에 따라 찬반이 갈리는 것이다.
초등학교 3,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2·내과 개업의)씨는 “선진국처럼 직장과 학교에서 주5일제가 제대로 정착된다면 주말 동안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 것으로 보여 정서함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둔 이모(46·K은행 차장)씨는 “평일에는 아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아 미안했는데 주5일 수업이 시행되면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늘 것”이라며“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인성교육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식당을 운영하는 이영희(여·43)씨는 ‘주 5일제 수업’이 골칫거리다.
이씨는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오후 9시까지 가게를 지켜야 격주로 돌아오는 ‘놀토’ 때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을 여기저기 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년부터 주 5일제 수업이 전면적으로 시행된다는 소식에 이씨는 벌써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이씨는“가정형편이 넉넉하면 자녀를 데리고 여행도 다닐수 있지만 하루벌어 생활하는 입장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강호성(45)씨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편부모나 맞벌이 부부, 저소득층의 경우 시간을 활용할 방법이 마땅찮아 계층 간에 위화감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김동석 대변인은 14일 “학부모가 가정교육과 자녀와의 체험학습 기회를 늘릴 수 있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손충모 부대변인은 “주 40시간 근로시간 원칙에 따라 당연히 이뤄져야 할 사안이었다”며 “다만 학교에 보육·교육을 의존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방안은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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