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박근혜 전 대표 10개월만에 단독회동
홍대성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3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나라당은 정치논리보다는 민생에 초점을 둬야 하고 분열보다는 통합으로 가야 한다”며 “저도 당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유럽특사 방문이후 가진 이 대통령과의 단독 회동 직후,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유럽 특사 활동 보고를 겸한 이 대통령과의 오찬간담회 후 별도로 가진 55분간의 단독회동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꼭 그렇게 힘써 달라. 당도 무엇보다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박 전 대표가 회동 후 기자간담회에서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에게 “한나라당이 어려운 상태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당이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방향과 기준”이라며 “정치논리보다는 민생에 초점을 둬야 되고, 분열보다는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두가 하나가 돼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해야 된다. 나도 당과 나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꼭 그렇게 힘써 달라”며 “당도 무엇보다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지금 경제 지표는 괜찮은데 체감경기라고 할까, 국민들은 체감을 잘 못하고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가구소득은 그대로 이거나 줄었는데, 물가는 상승하고, 전세 값도 몇 천만 원씩 오르고, 청년실업도 증가하고, 니트(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일할 의지가 없는 청년 무직자들)이 100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경제 지표가 국민에게 와 닿을 수 있도록 연결이 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국정의 중심을 민생에 두셔서 성장의 온기가 일반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와 닿을 수 있도록 국정을 이끌어 주십사 말씀드렸다”며 “이 대통령도 저소득층 등 민생의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여러 말씀을 하셨고, 앞으로 국정의 중심을 서민과 민생,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두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 대통령이 내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나도 공감하고 적극 지지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이 대통령께도 내수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앞으로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북 비밀접촉 논란에 대해서는 “지금은 잘못 알려진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어서 그 부분들에 대해 정부가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설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당의 화합과 민생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박 전 대표의 역할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 나름대로 일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구체적인 역할 주문을 묻는 질문에는 “큰 틀에서, 어떻든 같이 하나가 돼 국민에게 해야 할 도리를 하자는 것”이라며 “어떻게 노력을 하는가 하는 것은 내 나름대로 해 나가면된다”고 에둘러 답했다.
또 대학등록금 인하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이 등록금 문제에 대해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앞으로 등록금 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여러 준비를 해서 챙기겠다는 의지를 말씀하셨다”며 “여러가지 정부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이재오 특임장관이 회동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당이 신뢰를 회복,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이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선상에서 나도 열심히 하겠다고 하고, 이 대통령도 힘써 달라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난 것은 취임 이후 7번째이며 지난해 8월 21일 청와대 비공개 오찬회동 이후 10개월 만이다.
특히, 회동 직후 박 전 대표가 직접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동 내용을 밝힌 것은 지난 2007년 12월 총리직 제안 등의 문제로 이 대통령과 첫 회동을 한 이래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