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을 지질(Lipid) 이라고 하며, 이들이 혈중에 많은 상태를 고지혈증 이라고 한다.
고지혈증은 여러 가지 질병과 관계가 있고, 특히 동맥경화증의 발병과 관계가 매우 깊어 이에 대한 연구들이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에 의하면 고지혈증 특히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에는 동맥경화증의 발생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증을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어 급성심근경색으로 빨리 진행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은 흰색을 띈 왁스 같은 물질로 우리 몸의 세포를 형성하는데 사용되고, 또 호르몬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므로 적정한 정도의 콜레스테롤은 생명의 유지에 필수적이다.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은 간 등의 조직에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또 밖으로부터 섭취된다.
특히 계란, 육류, 버터, 우유 등의 동물성 음식에 콜레스테롤이 풍부하고 식물에는 콜레스테롤이 없다.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으로 지방이 적은 음식물들, 주로 채식을 많이 해서 동맥경화증에 의한 심장병의 빈도가 구미 여러 나라들에 비해 매우 낮았다.
그러나 근래에는 급격한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 많아지고 동맥경화성 관상동맥질환의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여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의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어 고지혈증의 위험성이 일반 국민들에게도 잘 전파되어 동맥경화성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절대적인 환자 수는 미국보다 훨씬 적더라도 근래에 오히려 환자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물론 동맥경화성 심장병이 고지혈증 하나 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맥경화성 심장병의 발생에 고지혈증이 필수적인 점을 고려하면 미래의 어른들인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지방이 많은 여러 인스턴트 식품들을 좋아하는 현재의 현상들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고, 국민 계몽을 통하여 어려서 부터의 식생활을 잘 지도하여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가 되어야 고지혈증의 범위에 들어가는가?
미국의 자료들을 인용해 보면 콜레스테롤이 200mg/dl을 넘거나 중성지방이 200mg/dl을 넘으면 고지혈증의 범위에 들어가고 주의를 요한다.
그리고 목표로 하는 수치는 콜레스테롤의 190mg/dl로 제시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혈액 중에 있을 수 없고, 단백질과 결합하여 혈중에 돌아다니게 된다. 이러한 것을 지단백이라고 하고 이 지단백은 그 밀도에 따라 저밀도 지단백, 고밀도 지단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콜레스테롤 가운데 저밀도 지단백에 포함되어 다니는 것은 동맥경화증을 촉진시키는 소위 나쁜 콜레스테롤이고, 고밀도 지단백에 포함되어 다니는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소위좋은 콜레스테롤??로서 많을수록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밀도가 낮은 지단백에 포함된 콜레스테롤을 낮추거나, 고밀도지단백에 포함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면 동맥경화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는 콜레스테롤 등의 지방함량이 높은 동물성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식이요법, 규칙적인 운동, 표준체중의 유지, 비만인 경우에는 체중감소 등이 있다.
특히 계란노른자, 육류, 전지우유 등에 동물성지방이 많으므로 이러한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수 있으면 동맥경화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인데, 지금까지 좋은 콜레스테롤에 대해 알려진 사실들을 보면 여자에서 남자에서 보다 좋은 콜레스테롤이 높다. 비만인 경우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낮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 담배를 피우는 경우에 좋은 콜레스테롤이 낮다.
이 경우는 담배를 피우는 그 자체가 동맥경화증의 발병에 매우 나쁘므로 좋은 콜레스테롤이 낮으면 더욱 동맥경화증을 촉진시킨다.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킬 수 있다.
술을 섭취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술을 섭취하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진 고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 가운데 진짜로 좋은 2번 분획의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그다지 좋지 않은 3번 분획의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기 때문에 술의 섭취에 의한 소위 좋은 콜레스테롤의 증가가 과연 동맥경화성 심장병의 예방에 좋은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
따라서 현재로는 소량의 술(하루에 맥주 500ml 정도의 알코올 함량 이하)은 좋은 콜레스테롤을 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잔이 좋으면 두잔, 세잔도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고, 또 술의 다른 육체적 또는 사회적인 나쁜 점 때문에 술을 절제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운동은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비약물 요법으로 몇 개월 조절해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지 않으면 전문의와 상의해서 약물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전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