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방위 국감서 홍범도 흉상 이전 공방
육군총장 “홍범도 흉상이 대적관 흐리게 해”
국회 국방위원회는 2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 국감에서 육군사관학교가 추진하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놓고 여야간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이념 논쟁을 멈추고 육사 내 홍범도 흉상 이전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여당은 흉상 설치가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졸속으로 추진된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흉상 이전에 대해 “절대 반대다. 홍범도 장군이 이념논쟁의 제물이 됐다”면서 이전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의원은 2018년 3월 홍범도 흉상 설치가 당시 문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흉상 제막식은 2018년 3월 1일이고 독립군의 역사를 육사 교육과정에 편입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는 그해 3월 22일”이라며 “문 대통령의 지시로 흉상이 설치된 것이 아니다. 육사 스스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은 홍범도 흉상 설치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에 따라 주먹구구로 추진됐다며 홍 장관의 공산주의 참여 이력을 고려할 때 육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육사의 흉상 설치 논의는 2018년 1월부터 시작됐고, 1월 16일 흉상 재원 파악에 들어갔다”며 “누구의 동상을 설치할지도 정하기 전부터 제작 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18년 3월 1일 제막식이 있었고, 이후 문 대통령이 참석한 그해 육사 졸업식 때 생도들이 흉상 앞에서 모자를 던졌다”며 “졸업식 행사에 맞춰 흉상이 제작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당시 탁현민 선임행정관이 연출했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이런 홍범도 흉상 설치 과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 의원의 질의에 “1개월 반 만에 설치된 점, 비예산 사업이었다는 점, 절차적 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급하게 추진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총장은 ‘홍범도 장군 등 독립영웅 흉상 설치가 (육사의) 대적관을 흐리게 했다고 보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는 “일정 부분 흐리게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육군총장이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독립영웅을 부정하며, 일제에 항거한 역사를 지우는 것이 옳은가’라는 추궁에 “육사의 설립 취지와 목적은 광복운동, 항일운동 학교가 아니다”고 맞섰다.
이에 안 의원은 “총장, 정신 차려”라며 호되게 질타했다.
육사는 교내 충무관 앞에 설치된 6명의 독립영웅 흉상 중 홍범도 흉상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다른 흉상은 교내 적절한 장소로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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