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직인선 놓고 '불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어제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와 정책위 연석 워크숍 직후 최고위원들과 당직 인선 문제를 놓고 협의를 벌였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7ㆍ4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도왔던 측근 인사를 주요 당직에 임명하려던 홍 대표에게 최고위원들이 “캠프인사는 안 된다”고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가 임명하려는 주요 당직은 사무총장과 제1ㆍ2 사무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 등 4개 보직이다.
홍 대표는 KBS TV ‘일요진단‘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직이 스물 몇 개가 있는데 ‘홍준표의 당직‘으로 딱 찍히는 사람은 한 사람 뿐”이라며 “대표가 됐는데 나를 도와주던 사람 한 사람 당직에 못 앉히면 허수아비 대표가 되지 않느냐”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일부 최고위원은 “캠프 인사를 주요 당직에 모두 배치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인선하려는 방안을 살리려면 나머지 3개 직은 비캠프 인사로 기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4개 당직 모두 홍 대표의 측근은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주장했다.
유 최고위원은 9일 “홍 대표가 사무총장을 그대로 고집한다면 나도 내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홍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 개별적인 설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홍 대표는 수시로 최고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직인선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 대표는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무총장에 기존에 생각했던 대로 김정권 의원을, 대표비서실장에 이범래 의원을 내정하고, 그 외 당직에 대해서는 캠프 밖에서 인사를 찾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당직 인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진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