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비전발표회
한나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7.4 전당대회에 나선 7명의 당권주자들은 한 목소리로 탈 계파정치 종식과 지역 현안문제의 해결을 약속하며 영남권 표심 공략에 나섰다.
영남권 지지확보에 나선 7명의 당권주자들은 지난 24일 대구경북비전발표회와 25일 부산 울산 경남권 비전 발표회에서 강도높은 정책공약과 정치소신들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전발표회는 국민의례와 주요당직자 및 선거관리위원장 인사말, 클린선거 선언문 낭독, 정견발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후보별 7분씩의 정견발표 외에 후보자간 상호토론이나 질의응답은 하지 않았다.
대구에서는 친박계보 표를 잡기 위한 박근혜 마케팅에 열을 올렸고 창원에서는 부산저축은행비리 문제 해결이 주 단골메뉴로 떠올랐다.
24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비전발표회에서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나경원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총선 대표를 뽑는 것이다.
‘선거의 여왕2’라는 애칭을 가진 나경원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보장하겠다”면서 당의 위기를 구할 적임자가 자신임을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도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표를 준것이지 계파에 준 것이 아니다”면서 “만약 이번 전당대회에서 계파투표를 하면 한나라당이 망하는 것이며 허수아비 대표를 세워서 총선에서 공천전횡을 행사하려는 세력의 장이 된다”고 계파종식을 주장했다.
유승민 후보는 전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TK의 아들’이라며 큰 절로 인사를 한 유 후보는 “나라가 어려우면 나라를 구하고 당이 어려우면 당을 구한 곳이 TK지역”이라며 “그런데 수도권이 다수인 전 지도부가 나라를 이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또 다시 수도권 대표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이 말이되느냐”고 강하게 수도권 후보들을 몰아붙였다.
남경필 후보는 남 후보는 “한나라당이 변화하고자 하는데 친이는 누구, 친박은 누구, 나머지는 줄서려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게 한나라당 전당대회 모습”이라며 “다시 시작된 망령과 같은 계파와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박진 후보는 “지난 2004년 당시 우리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을 구한 박 전 대표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하나로 뭉쳐 초심으로 가야 한다”면서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맞섰을 때 당당하게 싸워 이겼던 것처럼 내년 총선에서 손 대표의 기를 꺾고 대선 승리에 앞장서 몸을 던지겠다”고 역설했다.
권영세 의원은 ”전임 지도부 3분이 또 다시 전당대회에 나왔다“면서 ”세분들은 책임지고 집에 간다,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자신을 돌아보겠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책임지고 집에 돌아가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원희룡 의원은 내내 차분한 목소리로 일관했다. 그는 “현제 당내에서 위기와 변화, 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패배주의를 떨쳐내는 것”이라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저 야당에게 줄 슈 없으므로 반드시 이겨야 하며 할 수 있다. 우리끼리의 삿대질은 그만하자”고 화합을 주창했다.
4천명의 당원 열기가 더해진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비전발표회는 부산저축은행 비리사태의 분명한 해결을 약속하는 당권주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유승민 후보는 6명의 수도권후보와 경쟁을 벌이는 비수도권 단일 후보임을 강조하듯 지방균형발전을 약속했다.
첫 주자로 나선 원희룡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비리로 부산·울산·경남 서민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었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 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도 “최근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비롯해 앞으로 권력형 비리가 난무할 것”이라며 “홍준표는 검사시절 정의로운 ’모래시계 검사‘였다. 이제 홍준표가 나서서 대한민국을 깨끗하게 정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경필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중수부가 수사를 제대로 하겠다고 해서 밝힌 것이 있는가”라며 “검찰 출신이 또 한나라당 대표가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검찰의 특권을 철폐해야 하고 전관예우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후보 역시 “전통있는 부산·울산·경남 당원들이 같이 일어서줘야 한다”며 “여러분들이 어려워하는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태, 낙동강 매립 문제 등 내가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해달라. 내가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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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후보는 “얼마전,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 되면서 얼마나 아픈 경험을 했는가. 만약 수도권 출신들이 당 지도부에 다 앉게 되면 우리 지방의 이익은 누가 챙기겠는가”라며 “내가 당대표가 되면 지역균형발전, 지방발전을 확실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반값 등록금,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과 관련, “무책임한 포퓰리즘을 막겠다”고 말했다.
권영세 후보는 “박 전 대표 시절 천막당사 정신을 기억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에게 ’탈당하라‘고 했던 분이 지금와서 야당 공격에서 보호하겠다고 한다. 박 전 대표 때문에 ’유신잔당‘ 오명을 썼다며 공격했던 분이 ’지금은 박근혜 시대‘라고 외친다”고 상대 후보들의 ‘박근혜 마케팅’에 일침을 가했다.
김진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