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회담, 정치권 반응

27일 기대를 모았던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간 여야 영수회담은 기대에 못미치는 말잔치로 끝난 인상이 짙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들은 일제히 아무런 소득도 없이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산적한 민생현안에 대한 이 대통령과 손 대표 간의 허심탄회한 논의의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분명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낸 금번 회담의 결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 적정수준 관리, 저축은행 피해자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록금 인하 및 부실대학 구조조정 계속 노력, 일자리 창출예산 확대 등의 합의사항에 대해 “국회 차원의 노력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민생현장의 목소리와 서민의 애환, 고통을 있는 그대로 청와대에 전달하고,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여 친서민 중심으로 바꿔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손 대표의 속마음”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회담은 큰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 한다”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회담 현장에서도 대통령이 많이 동의한다, 참고하겠다고 말했다”며 “이제 공은 청와대와 정부로 넘어갔는데 이후 민생 대책이 많이 쏟아지면 이보다 큰 성과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당내 일부 최고·중진 의원들은 회담 결과에 대해 평가 절하하고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반면에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은 “공허한 말로만 끝난 최고로 한심한 회담, 아무런 성과도 없는 반쪽짜리 회담“이라며 ”청와대는 야당과 소통했다는 목적에만 집착했고, 민주당은 국민에게 비쳐지는 모습에만 신경을 썼으니 아무런 성과도 거둘 수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국민적 심판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이명박 정부로부터는 추호도 기대할 것이 없고, 국정을 바로잡고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밖에 길이 없다는 것만 확인됐다”며 “손 대표의 어설픈 협상 행보가 국민들을 더욱 실망시키고 낙담시켰다는 세간의 지적을, 민주당은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은 “대통령은 3년 만에 이뤄진 영수회담을 떨어지는 지지율 제고의 수단으로 이용한 느낌이고, 손학규 대표는 이런 대통령의 면만 세워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국민참여당 이백만 대변인은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며 “선문답만 주고받았고, 특히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아무런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진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