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발 석패율 도입 움직임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과 최고위원을 뽑는 7·4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 주자 7명이 27일 ‘석패율제’를 내세우며 호남·제주 지역 대의원과 당원의 표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광주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비전발표회에서다.

석패율제는 지역구 출마자가 비례대표 후보로도 등록,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키는 제도로 현재 여야 정치권에서 도입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남경필 후보는 “석패율 제도를 도입해 지역에서 열심히 일한 당협위원장들이 국회에 당당히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후보도 “호남지역 의원 31명 중 한나라당 의원은 없다. 당 대표가 되면 석패율 제도를 제대로 도입해 이 지역에서 우리 당 의원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권영세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전남, 전북, 광주에 석패율제를 도입해 후보를 2명씩 배정하겠다”고 했으며, 원희룡 후보는 “석패율제 도입 등을 통해 호남대표 의석 6석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준표 후보는 “석패율제를 도입하려면 후보자가 지역구와 전국구에 동시에 출마하는 독일식으로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민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시했으며, 박진 후보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를 도입해 다음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푸른 깃발을 반드시 (이 지역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후보는 석패율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004년 8월 박근혜 전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아버지(박정희 대통령) 시절 어렵고 힘든 일을 당한 것 사과드린다’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은 ‘그렇게 말해줘서 감사하다. 당신이야말로 지역감정 해소의 적임자‘라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정운천 전 최고위원 등 호남지역 한나라당 정치인 11명은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호남에서 국회의원을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장벽을 깨기 위한 가장 실현 가능한 제도인 석패율제를 반드시 도입해야한다”는 주장의 건의문을 당권후보들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다음 총선에서는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영남에서는 야당이 국회의원에 선출돼 지역장벽을 허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호남의 발전을 위해 광주, 전남, 전북에서 2명씩 6명을 (당선 가능한) 지역(비례대표)으로 할당해주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의 블루오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