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황사, 병원찾는이 급증, 등산인구는 급감
유독 기관지가 약해서 어릴 때부터 병원을 자주 찾던 딸 아이를 둔 배모(42·대구시 남구 봉덕동)씨는 올들어 최악의 황사를 기록했던 1일 밤부터 딸의 기침이 심해져 병원 문을 열자마자 2일 아침 이비인후과에 갔다.
전공의는 가뜩이나 약한 기관지에 봄철 꽃가루에 황사마저 더해지면서 천식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5월 첫 날 대구전역을 뿌옇게 만들었던 황사로 인해 월요일인 2일 아침 병원을 찾는 이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갑자기 불어닥친 황사가 시민들의 생활패턴을 변화시켰다.
매일 새벽 구민운동장을 찾아 아침 운동을 즐기던 김모(53·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씨의 경우 2일 아침에는 운동장에 가지 않고 곧바로 회사로 출근했다.
지난해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황사로 인해 또 다시 입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걱정에서다.
김씨처럼 황사로 인해 평소하던 야외 운동이나 아침 등산을 하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이날 두류공원, 앞산 산책로, 신천 등에는 평소 아침보다 운동하는 시민들이 30% 이상 줄었다는 것이 주변 상인들의 이야기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하거나 등교하는 학생들이 눈에 띈 것도 황사가 남기고 간 ‘후유증’이었다.
평소 환절기면 아토피로 고생을 한다는 직장인 이모(여·26)씨도 이번 황사로 불편을 겪은 케이스다.
김씨는 민감체질이어서 황사가 조금만 발생해도 눈이 마르고 목이 따가운데 아니나 다를까 1일부터 목이 따가워지기 시작했다.
김씨는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듯한 계절이 온다는 점에서 봄은 좋지만 황사란 불청객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며 “1일에도 황사가 온다고 해서 외출을 자제 했으나 갑자기 일이 생겨 나가는 바람에 작은 물통을 갖고 나가 계속 물을 마셨다”고 말했다.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황사가 발생하면 호흡기 증상으로 입원하는 환자가 9% 정도 증가한다고 한다.
특히 천식 환자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이 늘어나는데 일반적으로 황사가 발생한 날은 사망자가 1.7% 증가하며 특히 65세 이상 사망자가 2.2%, 심장질환과 폐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4.1% 증가한다고 한다.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은 교수는 “황사가 심할 때 천식환자 등 호흡기질환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가급적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으며 실내에서도 외부의 황사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공기정화기로 정화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며 “따라서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어쩔 수 없이 외출 할 경우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긴소매 옷을 입고, 귀가 후에는 반드시 손과 발 등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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