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에너지절약’ 스트레스

30일 대구 한 구청의 경우 며칠째 한낮 온도가 30도 안팎으로 치솟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냉방기를 가동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부서별로 구비된 선풍기만 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연말 심사에서 에너지 사용분을 10% 줄이지 않으면 지방교부세를 삭감하는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구 각 지자체 관공서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예산에 지방교부세가 축소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도 더워도 냉방기를 가동할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7월부터 대구와 경북지역에는 폭염 현상과 열대야가 자주 나타나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공공기관 청사 에너지절감 4% 목표의 절약 추진 계획으로 인해 대구 관공서 등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분기별 전기사용량 초과를 우려해 냉방기 가동에 눈치를 살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구시와 8개 구·군의 에너지 절감 추진에는 적당한 기준이 없고 지난해에 비해 4%절감이 목표로 정해져 정부의 절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의 한 구청 공무원은 “올해 날씨가 지난해보다 더욱 덥다고 하는데 사무실은 벌써부터 더워서 걱정”이라며 “선풍기를 틀면 더운 바람만 흘러나와 정신이 혼미할 정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대구의 한 소방서 소방관은 “더운 날씨에 출동하기도 힘든 데 대기중에라도 냉방기를 가동했으면 좋겠다”며 “정부의 에너지 절약 지침으로 냉방기를 가동하지 못해 두 배로 힘들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에너지관리공단 등과 연계해 에너지절약 추진실태를 수시로 불시점검을 평가해 우수기관을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에너지절약 업무담당자의 업무능률을 높이고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우수공무원을 발굴해 포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관공서들이 점심시간 전체 사무실 각종 전등류 소등, 컴퓨터 끄기, 화장실 실내등에 감지센서를 부착하는 등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불편으로 만족한 결과를 거두기 힘들어 보인다.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