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바이러스 숙지지 않아...조울증이 더 무서워 주위관심 절실
경북 성주군에서 집단자살로 추정되는 남녀 4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성주경찰서는 6월 2일 오후 1시 30분께 성주 금수면 영천리 대가천변에서 주차된 승합차량 내부에서 4명의 남녀가 숨져있는 것을 이곳에 놀러온 한 관광객의 신고로 발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 사망자들의 주거지가 제각각 다른 점과 일부 사망자가 자살 사이트에 접속했다는 유족 진술 등으로 미뤄 이들이 자살 사이트를 통해 만났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 12일에는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20대 초반 남자와 10대 후반 여자 한 명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달 9일 충북 제천에서는 20대와 30대 남성 3명이 승용차 안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숨졌고 지난 3월4일 울산 울주군 청량면의 한 공원에서 30대 남자와 20대 여자 등 2명이 차 안에 숨진채 발견됐다.
지난달에는 스포츠채널 아나운서와 유명 그룹의 남자가수가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자살 바이러스’가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이 자살 바이러스는 자살사이트를 매개로 한 경우가 상당수다.
하지만 그전에 이들 대부분이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울증은 억울한 마음 등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가 지속되는 우울증에 비해 조울증은 감정이 격앙되는 조증과 대조적인 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다.
문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우울증 보다 조울증이 더 무섭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조울증 진료인원은 2006년 4만3천명에서 지난해 5만5천명으로 5년간 약 1만2천명(28.8%)이 늘어났다. 연평균 6.6%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조울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가량 많았으며 연평균 증가율도 여성이 7.3%로 남성(5.6%)보다 높았다. 조울증은 지난해의 경우 40대가 21.4%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1.2%, 50대 17.1%가 뒤를 이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20대의 자살률과 무관하지 않게 지난해 20대 우울증 진료인원은 9.1%였으나 조울증 진료인원은 15.7%로 조울증이 훨씬 많았다.
이처럼 조울증은 주로 20대에서 40대에 많이 나타나는 가운데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취업문제, 결혼, 성공에 대한 욕구 등 사회생활에 관한 부담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약물처방과 함께 돌발행동으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입원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또 갈등해소와 함께 일탈행동을 보이는 사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를 주문했다.
전종국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급변하는 환경과 스트레스로 인해 소외와 고립감, 자살충동 등을 느끼는 사람이 급증했다”며 “개인적 차원에서 우울증세를 넘겨버리지 말고 사회가 관심과 배려를 해야 하며 전문적 치료, 심리상담과 함께 가족 등 주변 사람의 꾸준한 애정과 관찰이 필요하다.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