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엄마를 찾으러 왔다”
미국에서 온 여성 한국인의 애타는 부모 찾기가 영주시 페이스북을 통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영주시청을 방문한 푸른 눈의 남성과 한 동양인 여성이 더듬더듬 주변의 도움을 받아 그들이 꺼낸 이야기는 잃어버린 부모님을 찾기위한 사연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영주시에서 운영 중인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다.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어린 시절의 사진과 지금의 모습뿐이지만, 이것만 가지고도 부모님이 저를 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인 암 토마스(36)와 그녀의 남편인 세안 토마스씨. 그녀의 뿌리 찾기에 함께 나서기로 결정하고 홀트 아동복지회에 남겨진 기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부모를 찾기 위해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다.
암 토마스는 1975년생(추정)으로 2살때인 1977년 8월 4일 오후 8시께 영주극장(현 삼성생명 건너편)에서 발견돼 당시 영주읍장의 의뢰로 고아원에 맡겨진 뒤 위탁가정에서 보살핌을 받다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이름은 `구슬이(혹은 구슬희)’라고 추정하지만 발견될 당시 2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명일 가능성이 높다.
암 토마스씨는 “저의 본명조차 확실하지 않지만, 저를 버린 부모에게 저는 잘 지내고 있으며 잘 자랐다는 한 마디를 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입양 당시 나이가 어려 기억이 전혀 없어 친부모 찾기가 힘든 상황이지만 부모를 찾고자하는 그녀의 강한 의지를 전했다.
암 토마스씨는 부모를 찾으면 어떤 말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친부모가 저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믿으며, 어떤 상황이 되었던지 이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들을 결코 원망하지 않으며 진심으로 용서한다고 전하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녀는 입양된 후 건강하게 자라 현재 LA에 한 방송사에서 회계담당자로 일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인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곧 아이도 태어난다고 했다.
영주 이곳 저곳을 둘러 볼 예정이라는 두 사람은 “모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저의 성격과 태도의 많은 부분이 한국인의 유전자에 의해 형성되었을 테니까”라며 가족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과 유산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녀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제 곧 아이가 생기면 저의 한국 전통과 유산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싶어 이 땅을 찾았고, 친부모를 꼭 만나고 싶었다. 단서는 별로 없지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