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합천보 용역결과 `조작`
주민 " 시공사 SK건설 자료 참조 엉터리 " 주장
한국수자원공사가 합천보 건설이후 영농에 지장이 없다는 용역결과를 내놓자 주민들이 엉터리 조사라며 크게 반발하는 등 용역결과에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 80%이상 진행된 합천 청덕면 삼학리~창녕 이방면 죽전리 사이를 잇는 합천보(높이 9m, 길이 593m, 관리수위 10.5m)는 우수기때 2~3km 상류에 있는 합천 덕곡면 덕곡리ㆍ율지리ㆍ학리ㆍ병배리ㆍ포두리 일대가 침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구간은 낙동강사업 20공구로,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하고 SK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특히 농경지리모델링에서 제외돼 논란을 빚은 바 있는 덕곡면 일대에는 벼농사와 양파, 마늘, 수박 등을 재배하고 있으며, 지하수위가 올라가거나 침수될 경우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2월 부산대 함세영 교수팀에게 합천보 건설에 따른 지하수 영향 조사를 의뢰했다.
의뢰를 받은 함 교수는 지난 3일 합천보가 건설되더라도 영농에는 지장이 없다고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공사인 SK건설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한 용역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낙동강특위 공동위원장인 박창근 교수는 지난 3일 열린 `합천보 건설 관련 지역협의체 회의`서 "정부가 발표한 마스터 플랜에는 합천보 건설에 따라 0.53㎢ (53ha, 53만m²)가 침수된다고 했는데 정부가 발표한 마스터 플랜보다 아주 적거나 침수피해가 아예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합천군 덕곡면 주민들은 11일 오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자원공사는 합천보 엉터리 피해조사로 주민들을 현혹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3일 개최된 지역 협의체서 부산대 함세영 교수는 합천보 건설로 인한 지하수 상승에 대해 농지에는 피해가 없다고 용역결과를 발표했다"면서 "이는 주민들이 제시한 자료를 무시하고 시공사인 SK건설사의 자료를 받아 용역을 시행하는 등 수자원공사가 원하는데로 용역이 만들어졌다는 의혹을 감추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함 교수는 지하수 용역결과를 믿을 수 없으며, 이를 보완해 경남도가 실시중에 있는 용역결과 동시에 발표해 이를 비교해 보자"고 제안한 뒤 "합천보 시행전 지하수위를 유지하는 대책마련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수자원공사와 더 이상의 타협은 없다"며 "마을주민들은 즉각 지역협의체를 탈퇴해 물리적 법적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