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부서 강력팀, 피의자 아버지 돌봐줘 ‘눈길’
지난 3월 초순 원룸 밀집지역에서 우편함에 열쇠를 두고 외출한 틈을 이용해 원룸에 들어가 18회에 걸쳐 599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K(27)씨 등 2명이 구속됐다.
이 사건을 맡아 수사 중이던 북부경찰서 강력7팀은 K씨가 “자신이 구속되는 것이 홀가분하고 당연하지만 연로하신 아버지가 당뇨병이 있어 건강이 염려된다”는 말을 들었다.
또 K씨가 어릴적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최근 아버지를 만나게 돼 함께 착한 아들로 살려고 했지만 이런 죄를 저질러 아버지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개인적인 사정을 접하게 됐다.
이에 강력7팀장 등 직원 6명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지난 2일 20만원 상당의 쌀2포대, 라면1박스, 현금 10만원을 K씨의 아버지에게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성일 강력 7팀장은 “아들이 나쁜 죄를 지었지만 아들을 빼앗았다는 미안한 마음에 직원들이 마음을 모아 전달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식 같이 수시로 찾아뵙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후 K씨의 아버지는 북부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아들을 찾아와 “어렵게 한 지붕아래 살게 된 사랑하는 아들아. 죄 값은 받고 나와 새롭게 새출발을 하자”며 눈물을 흘려 주의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K씨의 아버지는 설용숙 북부경찰서장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현 사회에서 느끼기 어려운 따뜻한 마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설용숙 서장은 강력7팀에게 “우리 주변의 서민들을 먼저 생각하고 서민이 잘돼야 우리경찰이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며, 그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이다”고 격려했다.
강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