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전문대학들 '나 떨고 있니?'
‘지역 전문대학들 떨고 있나’
무더기 교수 부정채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대구보건대학이 최근 2년간 신임 교수의 20% 정도가 부정채용 의심 교수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전문대학들이 수사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은 아직까지 타 대학으로까지 수사 확대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터’를 넓게 잡아 토착비리 차원에서 수사를 펼친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인데다 대구보건대학의 자료가 너무 방대해 경찰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지역 전문대학들은 ‘불편한 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보건대학의 경우 최근 2년간 56명의 교원(전임강사 이상)을 채용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 배점기준에 전임교원 확보율이 들어있기 때문에 이의 충족을 위해 교원 수를 늘린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임교원 확보율은 해당 대학이 임용한 전임강사 이상의 교원 수를 학교별 교원 법정정원으로 나눈 것으로 이 비율이 낮다는 것은 교수보다 시간강사 등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보건대학 한 교수는 “교육역량평가를 받는 대학들 수준이 모두 비슷비슷해 교원확보율이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보건대학도 그런 맥락에서 교수 채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터지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28일 대학 정보 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공시된 대구보건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40.8%다.
대구보건대의 이 같은 전임교원 확보율은 영진전문대 70.1%, 대구과학대 56.6%, 영남이공대 56.4%, 대경대 53.6%, 계명문화대 51.2%, 대구미래대 50.7%, 대구산업정보대 50.5% 등 대구예술대(36.7%)를 제외한 지역의 여타 전문대들과 비교할 때 현저하게 낮은 것이다.
또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도 영진전문대는 41.7명, 대구과학대는 34.4명, 영남이공대 39.5명, 대구공업대 32.5명, 대구예술대 33명, 대구미래대 37명인 반면 대구보건대는 53.6명으로 대구권 전문대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대학가는 이런 통계가 대구보건대학이 신임 교수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이 아니었겠느냐고 분석했다.
지역 전문대학 한 관계자는 “신임 교수채용과 관련 아직 수사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아카데미즘을 추구하는 대학에서 부정채용 의혹만으로도 문제인데 그 증거를 조작이나 인멸하려고 했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보건대학은 이 같은 낮은 전임교원 확보율에도 불구하고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2011년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우수대학’에 선정돼 영진전문대(52억2천800만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43억7천200여만원의 국고 지원금을 받았다.
강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