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한결같은 '어르신 공경' 효목청년회

“동네 어르신들을 내 부모 같이 공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회원 모두가 몸을 아끼지 않고 경로잔치를 열고나면 마음이 뿌듯합니다.


팍팍한 재정으로 힘겹게 단체를 이끌고 있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인 사람들이 있다.


대구시 동구 효목동 1천500여명 노인들의 듬직한 아들들인 효목청년회 회원들이 바로 이들이다.


1985년 창단한 효목청년회 회원들의 어른 공경은 다른 단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별나다. 


회칙의 첫 번째도 ‘어른 공경’이다.

 

           


사무실이 크고 좋다고 마음까지 부자인 것은 아니다. 


월 5만원짜리 사무실에 경로잔치를 준비할 때 쓰는 조리기구가 전 재산이지만 효목청년회의 마음은 1천500여명의 동네 노인들을 생각할 만큼 넉넉하다. 


그들은 제39회 어버이날 정부포상에서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40명 안팎의 회원들은 25년간 한결 같은 마음으로 매년 동네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이 되면 각 동네마다 여러 단체들이 경로잔치를 마련해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인 경로효친과 효행사상을 실천하고 있지만 효목청년회를 보면 다들 혀를 내두른다.


효목청년회는 지난 1일 효동초등학교 운동장에 천막을 치고 올해 경로잔치를 열었다.


800여명의 노인들에게 대접할 음식의 재료도 직접 구입하고 이른 새벽부터 밥과 국, 수육, 전, 무침회 등도 손수 만든다.


청년회 전광석(43) 총무는 “마트를 운영하는 회원은 재료를 원가로 판매하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회원들은 음식 조리를 책임진다”며 “새벽 4시부터 회원들이 직접 어르신들에게 대접할 모든 음식을 정성껏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음식점을 빌려 뷔페로 식사를 대접하는 경로잔치에 비하면 화려하진 않지만 정성은 내 부모를 모시는 것 못잖다.


박재홍(46) 자문은 “천막을 치는 것도 힘들지만 예전에는 운동장 전체에 차광막을 설치하고 행사를 열었었다. 이번 잔치에서는 전날 미리 설치해 둔 천막이 강풍에 쓰러지는 바람에 회원들이 더욱 고생을 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경로잔치에 드는 적지 않은 비용은 청년회가 지신밟기나 풍물공연 등을 통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모은 성금과 회원들이 조금씩 거둔 돈으로 충당한다.


각급 마을 단체에서 조금씩 도와주고 있지만 언제나 청년회 운영 통장의 잔액은 몇십만원 수준. 최종우(48) 자문은 “예전에는 상가를 돌면서 복조리를 팔아 운영비를 마련했지만 7년 전부터는 풍물놀이를 배워 공연을 하고 있다”며 “다른 단체의 행사에 초청 받을 정도로 수준급임을 자부한다”고 전했다.


행사를 잘 마치고 뒷정리를 할 때와 동네 어르신들에게 ‘고생 많았다’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 등의 인사를 들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끼지만 속이 상할 때도 있다.


권순일(43) 재무담당은 “경로잔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풍물놀이를 하고 성금을 모을 때 청년회 회원들을 위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렇지만 흔쾌히 주머니 속 동전까지 꺼내주는 주민들 때문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최근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날아왔다. 제39회 어버이날 정부 포상에서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국무총리 표창을 받게 된 것이다.


이동춘(43) 회장은 “마을의 전통으로 생각하고 노인들을 더욱 공경하면서 동네를 위해 봉사하겠다”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지만 살기 좋고 정이 넘치는 동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월 5만원짜리 지하 사무실에 쌓아둔 조리기구가 효목청년회의 전 재산이지만 1천500여명의 동네 노인들을 돌보는 이들의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였다.

 

강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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