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김상현, 세계 4대 극한마라톤 대회 완주
영남대 도시공학과 4학년 김상현(24)씨가 세계 4대 극한마라톤의 1,000km 코스를 한국인 최초로 1년내에 모두 완주해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김 씨는 올해 초부터 세계 4대 사막을 모두 정복하겠다는 목표로 오지레이스를 시작한 이래 지난 3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 6월 중국 카슈가르의 고비 사막, 10월 이집트 사하라 사막 완주에 이어 11월 말에 펼쳐진 남극 마라톤 대회를 무사히 완주했다.
그 결과 세계 4대 극한마라톤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내 8번째 주인공이 됐으며, 더욱이 1년 내 4개 대회를 모두 완주한 이에게 주어지는 ‘명예의 전당’에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세계 12번째로 오르는 영광도 안았다.
미국의 오지 레이스 전문기획사인 ‘레이싱 더 플래닛(Racing The Planet)’이 주관하는 사막마라톤대회는 참가자들이 식량, 취침 장비, 의복 등을 짊어지고 6박 7일간 매일 평균 40여 km씩 총 250km를 달리는 경기다. 가장 추운 남극레이스는 칠레∙중국∙이집트 레이스를 모두 완주한 도전자에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지난 달 22일 대회를 위해 남극으로 떠나는 배를 탔을 때부터 파도가 워낙 높아 벌써 레이스가 시작된 느낌이었어요. 사람들은 남극이 제일 쉽다고 하는데, 사막과 비교도 되지 않는 자외선에 얼굴이 벌겋게 타들어가듯이 익었습니다. 몸이 시리도록 추운 것은 물론이고 조금 쉬고 싶어도 땀이 식으면 체온이 내려가 제대로 쉬지도 못하지만 거센 눈보라에 맞서 완주를 향해 열심히 달렸습니다.”
경기 도중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나, 내가 꾸는 꿈이 다른 사람들과 달라 약한 마음이 들 때도 날 일으켜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멈출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극한마라톤 대회 그랜드슬램은 혼자 달성했다고 생각지 않고 격려해준 모든 분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남극 대회에서도 전세계 28개국에서 모인 55명의 참가자들과 국적과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함께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 그 자체가 행복이라는 그는 세계4대 극한마라톤 도전을 통해 얻은 것은‘기록’도 ‘순위’도 아닌 바로‘사람’이라고.
대회에 도전하면서 기업의 CEO부터 잔디 깎는 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만나면서, 평범한 학생의 신분으로 만나기 힘든 세상속 사람들과 대화하고 생각을 공유한 값진 경험은 남들처럼 유학을 가거나 도서관에 앉아있었다면 올해 내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을 겁니다. 특히 호주에서 온 ‘본투런’팀은 올해 사막마라톤 대회에 도전하며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금모금을 해왔는데요. 혼자 잘 사는 삶이 아닌 함께 잘 사는 인생을 만들고 싶은 제 꿈을 조금 더 크게 그려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꿈꾸는 청춘들의 진정한 멘토가 되고 싶다는 그는 “지난 3년간의 대학생활과 사막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제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고 싶은 또 다른 꿈이 생겼어요. 하나씩 꿈을 이루어 가면서 앞으로 펼쳐질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더 멋진 일들로 가득 채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