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도지사 건강저하, 경북대병원 후송
대경발전협의회, 경북도의회 의원 등 각계 단식 중단 요청 잇따라
경북도는 김관용 도지사가 접견실에서 닷새 동안 단식으로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돼 건강상태를 의료진이 검사한 결과 혈압과 체온이 떨어지는 등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경대병원으로 후송됐다고 17일 밝혔다.
김 지사는 오후 5시30분 김 지사의 건강 악화를 우려해 도청집무실을 방문한 김범일 대구시장과 함인석 경북대총장, 김경발 대구신문사장 등 대구경북 기관장 모임인 대구경북발전협의회 회원들의 단식 중단 권유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중앙정부에 대구경북 시도민의 뜻이 확실히 전달됐습니다. 혈압과 체온저하로 건강이 너무 걱정됩니다”며 단식 중단을 거듭 권했다. 대경발전협의회 회원들과 힘겹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김 지사의 체력이 뚝 떨어졌다.
결국 김 시장 등은 반강제로 김 지사를 승용차에 부축해 태우고 경북대병원으로 후송했다.
이에앞선 오후 1시 김 지사가 단식 중인 집무실에는 이상효 의장을 비롯한 50여명의 도의원들이 방문,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당시 김 지사의 목소리는 힘이 빠져 있었다. 주체하기 힘든 몸은 두팔로 억지로 지탱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 지사의 두눈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방을 살리는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결의에 차 있었다.
이 의장 등은 “지사님, 건강을 해치면 경북에 산적한 현안은 어떻게 합니까. 이제 단식을 풀고 내일을 준비하십시요”라고 간곡히 권했다.
“이러다 병이라도 얻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할일이 많으니 단식을 거두십시요”(한혜련·영천), “단식을 끝내고 경북의 내일을 준비하는 것이 맞습니다”(윤창욱·구미)는 도의원들의 단식중단 권유가 잇따랐다.
김 지사의 구미시장 시절부터 남다는 연을 맺어온 윤창욱 운영위원장의 눈에는 이슬이 맺히기도 했다.
도의원들의 말에 목례만 할뿐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김 지사는 도의원들의 권유가 이어지자 힘겹게 입을 뗐다.
목소리가 작아서 옆에 있어도 겨우 들릴 듯했다.
김 지사는 “관심과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의회와 도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항상 부족함과 미안함을 느낍니다”라며, 이번 과학벨트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어 결의에 찬 표정으로 “저는 이제 시작입니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삽니다.
이번 일이 경북의 영광을 되찾는 계기가 돼야한다”면서 “앞으로 다른 현안을 풀어가는데 함께 힘을 모읍시다”고 당부했다.
김 지사의 이번 단식이 과학벨트 선정에 대한 불만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또 단식이 끝나더라도 지방을 살리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각오를 대변했다.
경북도지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각종 정책이 수도권 위주로 추진되고 지방은 점점 축소된다는 위기의식을 체감했던 김 지사는 “이번 사태가 이런 지방홀대를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한다”는 심경으로 단식이란 초강수를 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평소 경북의 발전을 위해 일하면서 도지사란 자리가 항상 작게 느껴진다면서 힘의 한계에 안타까움을 느껴왔다는게 도청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김 지사의 이번 단식은 대구시·경북도민들이 김 지사와 같이 `정부의 지방홀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응책 모색에 동참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얻었다는 평이다.
김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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