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친이계 대표주자 고심
김무성ㆍ나경원, `특정계파 지지'에 부담..원희룡, `칩거'
한나라당 친이계가 7ㆍ4 전당대회에서 누구를 대표 후보로 내세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4ㆍ27 재보선 패배 이후 이른바 신주류에게 내준 당의 주도권을 다시 회복하겠다는 구상을 이번 전당대회에서 실현해야 하는데 뚜렷한 친이계 대표 후보가 아직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친이계 한 핵심 의원은 "늦어도 이번주 말까지는 결론을 낼 것"이라며 "조금 더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내일로`의 15일 조찬 모임에서도 회원인 3선의 심재철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을 뿐 `친이계 대표 주자`에 대해서는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친이계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친이계의 `러브콜`에 답변을 유보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김무성, 나경원 의원 모두 `특정 계파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인식되는데 대해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계파 후보로 자리매김할 경우 `통합ㆍ화합`의 이미지가 저해되고 설령 경선에 서 이기더라도 `반쪽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무성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은 전대에 출마할 경우 친이계의 지지와 친박계의 인간적 신뢰를 통해 하나된 한나라당을 내세울 생각"이라며 "특정 계파의 지지만 받는다면 출마 명분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전대 불출마`까지도 선택지에 넣어둔 상태다. 김 의원은 계파를 불문하고 당 안팎 인사들의 의견을 두루 청취하고 있으며 금명간 거취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한 언론사의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3위에 오른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 여론조사 결과가 30%가 반영되는 상황에서 다른 유력 후보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는 게 최대 약점으로 꼽혔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도 특정 계파로 울타리가 쳐지는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나 의원이 조직 기반이 없다는 점에서 친이계의 탄탄한 조직력을 업고 전대에 뛰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정작 나 의원은 조직보다 바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나 의원 측 한 관계자는 "이번 전대가 조직선거가 될 우려가 있으나 이는 당 변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조직선거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 의원은 최종 결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강을 위한 미국 방문 일정도 하루 단축, 지난 13일 새벽 귀국한 나 의원은 동료 의원들로부터 의견수렴에 한창이다.
2013년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나 의원은 이달말부터 7월초까지 열리는 그리스 스페셜올림픽에의 참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이번주 중 거취를 정할 계획이다.
친이 대표 주자로 급부상한 원희룡 의원은 칩거 중이다. 언론의 접촉도 응하지 않고 있다.
다만 원 의원은 자연스럽게 출마할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에 대비, 소리소문없이 채비를 갖춰왔다는 게 정치권 인사들의 설명이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원 의원은 `피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