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서장훈 "작년보다 더 잘하고파"
창원 LG훈련 체육관을 찾아서…
13일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프로농구 창원 LG 훈련 체육관.
1층 체력 단련실에서 빨간 연습복을 입은 선수 한 명이 혼자 운동을 하고 있었다. 지난달 LG로 트레이드된 `국보급 센터` 서장훈(37)이었다.
지난달 20일 트레이드 사실이 발표된 서장훈은 이날부터 LG체육관에 합류해 본격적인 2011-2012시즌 준비에 나섰다.
"그동안 쉬면서 아는 분들도 만나고 그랬다"는 서장훈은 "여러 팀을 옮기다 보니 LG에서도 적응은 금방 되지 않을까"라며 여유를 보였다.
LG는 서장훈이 거친 5번째 팀이다. 프로 선수 생활을 SK에서 시작한 서장훈은 이후 삼성, KCC, 전자랜드를 거쳤고 이번에는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LG는 지금까지 한 번도 프로농구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김진 감독을 영입한 LG는 서장훈까지 데려오며 첫 우승을 향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 바람에 서장훈은 김진 감독과 함께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서장훈은 "우승에 대한 부담은 당연히 있다. 그러나 그런 부담이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 정도 나이가 되면 선수들은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그러나 이런 부담이 나를 더 긴장시키고 동기 부여가 되도록 해주는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처음 지도를 받게 된 김진 감독에 대해서는 "평소에 존경하는 감독님"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김진 감독에 대해 "그때 금메달을 따기도 했지만 문경은, 이상민, 현주엽, 전희철, 김주성, 김승현, 방성윤 등 개성이 강한 멤버들을 김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다"며 "그때 많은 것을 배웠는데 이렇게 선수 생활 마지막에 또 함께 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LG의 주득점원 노릇을 했던 문태영과 호흡을 맞추는데도 자신을 보였다.
"아직 문태영과 만나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문태종과도 잘했기 때문에 문태영과도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우승을 노렸다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서장훈은 "사실 시즌이 끝나면 아쉬움은 해마다 있는 것이다. 우승한 시즌에도 아쉬움은 있기 마련"이라며 "내가 조금 더 잘해야 했었다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또 전반적으로 우승까지 하기에는 몇 %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난징에서 열리고 있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대표팀에 관한 얘기도 나왔다.
서장훈은 아직 올림픽 본선에 뛴 경험이 없다. 대표팀 복귀에 대한 의사를 물었더니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으로 끝난 얘기다. 사실 김남기 감독이 대표팀을 하실 때나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유재학 감독님도 의사를 물어보시기는 했다"며 "나보다 후배들이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김)주성이도 이제 나이가 많아서 대표팀을 하네 마네 하는 판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새로운 팀에서 새 출발을 앞둔 그는 "지난 시즌 주위에서 `37살 치고 잘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올해는 `38살이 됐지만 작년보다 잘 한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 소박한 목표"라고 다짐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인 LG가 아직 프로농구 우승이 없다는 사실이 밖에서 볼 때도 의아했다. 선수 생활 마지막에 LG로 오게 됐는데 최선을 다해 LG가 그동안 올린 성적보다 나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런 노력들이 쌓이면 우승도 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각오를 밝혔다.
연세대 재학 시절 `신촌 독수리`의 상징으로 불렸던 그가 새로 입은 유니폼에는 LG 농구단 마스코트인 `송골매`가 그려져 있었다.
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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