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3천500홈런
삼성, 프로 첫 기록 달성…LG에 4-8 패
LG 트윈스의 토종 에이스로 급부상한 사이드암 박현준이 5승째를 거두고 다승 단독 선두로 뛰쳐나갔다.
박현준은 8일 대구구장에서 계속된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2회 채상병과 김상수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고 3점을 줬지만 7이닝을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그 사이 타선이 힘을 내 4-3이던 8회 대거 4점을 벌어주면서 박현준은 닷새 만에 승리를 보태고 5승(1패)째를 수확했다.
LG는 8-4로 이겼다.
박현준은 지난달 14일 올해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삼성에 설욕하며 올린 승리라 의미가 값졌다.
3-3이던 7회 왼쪽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결승 장외 솔로 아치를 그린 조인성은 시즌 7호 홈런으로 팀 후배 박용택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1982년 창단한 원년 구단 삼성은 이날 홈런 3개를 보태 처음으로 팀 3천500홈런을 달성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산의 토종 에이스 김선우도 시즌 3승째를 통산 첫 완봉승으로 장식하며 팀을 3연패에서 구해냈다.
김선우는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9이닝 동안 단 94개의 공으로 롯데 타선을 산발 7안타 0점으로 꽁꽁 묶고 완봉승의 감격을 누렸다.
2008년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선우는 지난 시즌까지 완투패만 한 차례 했다.
KIA의 외국인 왼손 투수 트레비스 블랙클리가 지난달 10일 두산을 제물로 시즌 첫 완봉승을 달성한 이래 김선우가 두 번째로 바통을 받았다.
'괴물' 류현진(한화)도 넥센을 제물로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1실점으로 역투, 시즌 3승(4패)째를 따내고 다승 경쟁에 합류했다.
KIA는 연장 11회 터진 김주형의 결승타와 11회말 나온 극적인 삼중살 수비에 힘입어 선두 SK를 2-1로 꺾었다.
SK는 시즌 처음으로 2연패를 당했다.
◇잠실(두산 5-0 롯데) = 두산 타선과 마운드의 맏형인 김동주와 김선우가 완봉승을 합작했다.
0-0이던 1회 2사 1루에서 김동주는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 1루 주자 오재원을 홈에 불러들였다.
김현수가 곧바로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 올려 두산은 3-0으로 앞섰다.
김동주는 4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김현수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이어 손시헌의 좌중간 안타 때 홈을 밟는 등 호쾌한 타격과 빠른 발로 득점에 앞장섰다.
롯데는 1회 1루 주자 전준우가 이인구의 2루 직선타 때 귀루하지 못해 병살플레이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2회, 5회, 8회 세 차례나 병살타로 찬스를 날렸다.
◇대전(한화 11-7 넥센) = 한화가 모처럼 공수에서 짜임새 있는 야구로 초반에 승리를 챙겼다.
1회 1사 1,2루 실점 위기를 넘긴 한화는 공수 교대 후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최진행의 투런포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3회 장성호의 적시타와 정원석의 밀어내기 몸 맞는 볼로 2점을 보탠 한화는 4회 1사 1,2루에서 한상훈의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회심의 3점포를 터뜨려 7-1로 도망가면서 승부를 갈랐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배한 상황에서 6점차 리드는 승리나 다름 없었다.
장단 13안타를 때리고 11점을 뽑은 한화는 한 경기 팀 최다 득점을 올렸다.
넥센은 류현진이 강판한 뒤 6점을 추격했지만 뒤집기엔 이닝이 모자랐다.
◇대구(LG 8-4 삼성) = 한창 달궈진 LG 타선이 막강한 삼성의 불펜을 무너뜨렸다.
3-3이던 7회 조인성이 삼성 선발 차우찬의 낙차 큰 커브를 퍼올려 장외 솔로포로 균형을 깼다.
4-3이던 8회 LG는 삼성 불펜의 '쌍권총'인 권오준과 권혁을 차례로 제압했다.
1사 2루에서 이택근이 12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권오준으로부터 1타점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구원 나온 권혁이 볼넷을 거푸 내줘 잡은 1사 만루에서 조인성이 희생플라이를 날렸고 대타 이병규가 좌중간으로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는 등 4점을 보태며 승부를 끝냈다.
◇문학(KIA 2-1 SK) = 팽팽했던 접전은 KIA의 보기 드문 삼중살 플레이로 막을 내렸다.
KIA가 연장 11회 김주형의 중전 적시타로 2-1로 앞서가자 SK는 공수 교대 후 선두 이호준이 우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곧바로 동점 찬스를 잡았다.
보내기 번트에 실패한 정상호는 KIA 구원 유동훈의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결대로 밀어 우중간 안타를 때려냈고 SK는 무사 1,3루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SK 조동화와 유동훈의 운명의 승부.
풀카운트 끝에 조동화가 때린 타구는 유동훈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 들어갔고 이미 스타트를 끊었던 주자들은 서둘러 귀루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유동훈은 3루로 뿌려 대주자 김연훈을 잡았고 KIA 3루수 이범호는 1루에 느긋하게 공을 던져 정상호까지 잡아내며 혈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