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찬

                                      

                                           시인/수필가 김병연
 

가을 예찬

 

단풍은 곱게 물들어 모두의 마음을 온통 붉고 노랗게 채색하고 정든 가지를 떠난다.


봄이 설렘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이다. 


모진 추위와 찬바람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봄의 전령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을 시작으로 겨울을 인내한 형형색색의 꽃들이 일제히 아우성치며 앞 다퉈 피어나는 봄은 새롭게 전개될 세상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가을은 봄의 설렘과 여름의 열정을 뒤로 하고 흘러간 날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깊은 밤 창가에는 노오란 은행잎이 지고 시간은 가을바람에 실려 또 하나의 추억을 잉태하고 있다. 


파아란 하늘, 솜털 같은 구름 사이로 달이 수줍어한다.


들판은 온통 황금빛이고 풍요롭다.


산과 들은 앞 다퉈 불타고 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다.


시월은 계절의 왕이다.


낙엽이 나뒹구는 쓸쓸함에 가을 남자는 빈 노트에 가을을 쓴다.


바람에 말을 걸어보고 나무에 손짓해보고 풀에게 이름을 묻는다.


산들바람이 두 뺨을 살포시 어루만지면 가을은 향기처럼 촉촉하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가을은 땀의 마침표다.


 봄부터 농부는 열매를 바라면서 땀을 흘린다.


농부에게 있어 열매는 기쁨이고 보람이다.


삶의 존재 의미다.


열매는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열매는 타인을 위해 존재한다.


열매는 먹히기 위해 존재한다.


아니 먹힘으로 행복한 것이 열매이다.


사람들은 열매보다 꽃을 더 좋아한다.


꽃에는 향기가 있고 아름다움이 있지만, 꽃은 그 속에 생명이 없다.


그러나 열매는 그 속에 생명이 있다.


그 씨앗 속에 미래가 있고 숲이 있고 희망이 있다.


태양이 가장 고울 때는 저녁노을이고, 잎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가을이다. 


하늘도, 바람도, 햇살도 자연의 모든 것들이 향기롭다.


가을을 일러 천고마비의 계절, 결실의 계절, 독서의 계절, 등화가친의 계절, 낭만의 계절, 사색의 계절, 사랑의 계절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낌없이 예찬했다. 


현란한 색상으로 물든 산야의 단풍을 보노라면 너무 아름다워 감탄사를 연발하고 황홀감에 빠진다.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의 하늘거림과 청초한 들국화의 뽐냄이 고상하고 숭고하다.


가을은 누가 뭐라 해도 사계절 중 제일 멋이 있는 낭만의 계절이다.


가을이면 만나고 싶어지는 사람,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사람, 멋진 추억을 만들어 가는 사람에게 숫한 사연을 담아 상상의 나래를 한없이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며, 낭만에 젖고 추억을 만들고 싶은 욕망의 계절이기도 하다.

 
물감을 입은 나무들은 곱게 치장한 여인의 모습으로 변해 뭇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흔들어 놓고 모두를 시인으로 만든다.


뿐만 아니라 낮은 곳을 알려주는 계절이 가을이다.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고, 비움과 떠남을 묵묵히 보여주는 가을이 있기에 사람들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낮아지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남은 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혹독한 겨울이 오기 전에 갈무리하는 법도 알게 한다.


가을은 뿌린 만큼 거둔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나게 한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내 잘 가꾸면 가을은 풍성해진다.


계절의 가을뿐 아니라 인생의 가을도 마찬가지다.


자식을 낳아 지극정성으로 잘 키우고 노후대비를 잘하면 자식농사가 풍년들고 노후가 행복해진다. 


은행잎이 앙증맞은 두 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자연 그대로 예술이 되는 가을이다.


아름다운 가을에 아름다운 문장 하나 담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쩌면 그 문장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도 있을 테니까. 


하늘 높고 물 맑은 계절, 가슴속에 사랑과 낭만이 숨겨져 있고 단풍잎 속에 별과 달이 감춰져 있는 계절, 모두를 시인으로 만들고 소년․소녀로 만드는 낭만의 계절, 과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멋지게 황혼 낭만으로 가는 아름다운 계절이 가을이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목록
오피니언 > 사설·기고
오피니언 > 사설·기고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공지 원고를 송고하실 분은 아래 이 메일을 애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 편집부 2011.05.19
123 성숙한 젊은이들사진첨부파일 금정복 2024.01.04
122 안동 낙동강변 초록쉼터로 변해야 !사진첨부파일 금정복 2022.12.08
121 따뜻한 가정을 책임지는 주택용 소방시설사진첨부파일 금정복 2022.12.08
120 돌파감염과 변이 바이러스, 슬기롭게 극복하려면사진첨부파일 금정복 2021.08.20
119 코로나19 백신 접종간격 6주 연장 효과와 안전성..사진첨부파일 금정복 2021.08.20
118 개청 4주년 소방청, 국민안전의 적을 물리칠 화살..사진 승인 2021.07.26
117 경관을 담아 역사의 순간 그리다사진 승인 2021.07.26
116 자치경찰제 출범과 공동생산 관점의 치안서비스 혁신..사진첨부파일 승인 2021.07.21
115 목숨을 건 도박, 졸음운전에서 탈출합시다사진첨부파일 승인 2021.07.21
114 4월 장애인의 달 요람에서 무덤까지 장애인복지서비..사진 승인 2021.04.19
113 강소기업과 함께 日수출규제 위기를 기회로사진 승인 2019.12.24
112 2020년 예산, 대한민국호 재도약의 발판 기대사진 승인 2019.12.23
111 재난관리 선진국으로 성장할 대한민국을 기대하며사진 편집부 2019.05.15
110 장애인 인식개선의 길, 장애인 웹툰에서 찾다 편집부 2018.10.25
109 “안동시와 도청 신도시의 상생 발전을 위한 제언”..사진 편집부 2018.10.25
108 봄 향기는 콧등을 타고 운전은 안전하게사진 편집부 2017.04.06
107 성주군수는 사드 알박기의 부역자가 되려 하는가 편집부 2017.04.06
106 복수사진 편집부 2017.03.23
105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사진 편집부 2017.03.23
104 시민이 동참할 때 “안전사고 예방된다 편집부 2015.04.14
103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사진 편집부 2015.04.14
102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가난사진 편집부 2015.03.19
101 올바른 112신고, 안전으로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사진 편집부 2015.03.10
100 학교폭력은 이제 그만사진 편집부 2015.03.04
99 안전과 질서로 살맛나는 지역을 만드는 희망의 경찰..사진 편집부 2015.03.04
98 책 자랑사진 편집부 2015.03.04
97 인간은…사진 편집부 2015.02.24
96 나라를 위한 기도사진 편집부 2015.01.15
95 오늘이 슬프더라도사진 편집부 2015.01.07
94 기초소방시설 설치로 화재피해 줄이자 편집부 2014.12.29
93 화재예방 조그만 관심부터 출발해야사진 편집부 2014.12.16
92 내 마음의 작은 기쁨사진 편집부 2014.12.16
91 자식은 부모의 거울사진 편집부 2014.12.16
90 행복하고 싶다면사진 편집부 2014.11.24
89 가을 예찬사진 편집부 2014.11.19
>> 가을 예찬사진 편집부 2014.10.27
87 범죄 피해자도 인권이 존중되어한다 편집부 2014.10.07
86 가을철 심한일교차 건강관리 유의사진 편집부 2014.09.16
85 2014 을지연습을 맞이하여사진 편집부 2014.08.19
84 인간 삶의 무늬, ‘인문’의 향연에 초대하며 편집부 2014.07.04
83 전자발찌 제도! 재범률 ZERO의 한계에 도전하며.. 편집부 2014.06.23
82 4대 사회악 근절에는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사진 편집부 2014.04.14
81 치안인프라 구축으로 홍익치안 구현 편집부 2014.02.13
80 농업경영체 등록 및 직불금 신청을 한번에사진 편집부 2014.02.13
79 ‘112허위신고!’ 우리 모두가 피해자입니다사진 편집부 2013.10.31
78 농번기 교통사고 예방에 모두가 최선을 편집부 2013.10.29
77 가정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사진 편집부 2013.10.22
76 '나 또한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경각심을..사진 편집부 2013.10.17
75 찰칵, 조심하세요 편집부 2013.09.27
74 Drink After, Drive Stop!(음주.. 편집부 2013.09.27
73 수확철 농산물 절도 예방 모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편집부 2013.09.27
72 기초질서 확립, 세상을 바꾸는 사소함의 힘 편집부 2013.09.27
71 말벌떼 비상! 피해예방요령은? 편집부 2013.08.30
70 잃어버린 양심 편집부 2013.08.30
69 윤리의식이 해이해질 때 위기가 찾아온다 편집부 2013.08.08
68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저임금 근로자의 국민연금.. 편집부 2013.07.24
67 빗길 수막현상 교통사고 주의 편집부 2013.06.19
66 여름철 물놀이 안전과 심폐소생술(CPR) 편집부 2013.06.19
65 무더운 6월 폭염에 대비 하자 편집부 2013.06.17
64 사랑한다면 '건강검진' 선물하세요 편집부 2013.05.24
다음 글쓰기새로고침
처음페이지이전 10 페이지123다음 10 페이지마지막페이지
 
클릭뉴스
최근글,댓글 출력
부모·자식 버린 패륜 가족, 유산 상속 ..
경북교육청 공무원 신규임용 경쟁률 5.4..
의대교수 사직서 효력 발생 시작…긴장 고..
LH, 올해 신축매입임대 1만호 추가 매..
국토부, 노후 계획도시 특별법 시행
한은, 1분기 경제 성장률 1.3%…수출..
가정의 달 선물 수요 선점 경쟁 불붙었다..
리만코리아, 북미 컨벤션 성료
제로슈거·제로칼로리 ‘토레타! 제로’ 출..
2월 출생아 수 ‘2만명’ 밑돌아
최근글,댓글 출력
성숙한 젊은이들
안동 낙동강변 초록쉼터로 변해야 !
따뜻한 가정을 책임지는 주택용 소방시설
돌파감염과 변이 바이러스, 슬기롭게 극복..
코로나19 백신 접종간격 6주 연장 효과..
최근글,댓글 출력
윤경희 청송군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
장욱현 영주시장, 조성계획 기본용역 착수..
임종식 경북교육감, 경산교육지원청에서 열..
장세용 구미시장, (재)구미먹거리통합지원..
이강덕 포항시장,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준공..
최근글,댓글 출력
대구 무파사,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청소년 한우 맛체험 행사 개최
수성구희망나눔위원회, 여름 김치 나눔
5월 가정의 달.다양한 행사 추진
안동사투리 경연대회
오늘의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