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과 나비 다 어디로 갔나

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문득 떠오르는 옛 시구 한 구절이 있다. 


花聲無笑蜂蝶尋入(화성무소봉첩심입) 鳥啼淚看未歌聲聽(조제루간미가성청) 꽃은 소리 없이 웃어도 벌과 나비 찾아들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으니 노래 소리로 들리더라.


꽃은 요란을 떨지 않아도 그 본질이 벌과 나비를 부르는 것이며, 새는 귀여우니 울어도 노래 소리로만 들려온다는 시각인 것 같다. 


여기에서 벌과 나비는 단순한 벌과 나비로 다가오지 않는다. 


전교생이 50 명도 채 되지 않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 모습과 겹쳐진다.


오늘은 어린이를 더욱 소중히 여기고 잘 가르치자는 다짐을 하는 어린이 날이다. 


그런데 저출산 경향으로 학교가 문을 닫는 일이 전국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이 줄어들면 희망도 줄어든다고 걱정은 하지만 제대로 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요즘 시골에서는 벌과 나비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걱정이 많다. 


지금쯤 벌들이 잉잉거리며 꽃을 찾아들고, 나비들이 나풀나풀 아이들보다 앞장서서 날아야 하는데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지진을 앞둔 짐승들의 동태에 비유하기도 한다. 


들판의 짐승들은 아무리 무디어도 지진과 같은 큰 변고를 앞두고는 자취를 감추게 되는데, 지금 벌과 나비가 보이지 않는 것은 이와 비견되는 큰 변고가 불원간 닥치지 않겠느냐 하는 걱정인 것이다.


벌과 나비들이 없으면 꽃가루받이를 놓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수확량이 줄어들 것이다. 


그리하여 동물들이 배를 곯으면 생태계의 이상이 오고, 이는 더욱 큰 또 다른 불행을 잉태하게 된다.

 
벌과 나비들이 줄어든 이유로 지난겨울의 이상 기후를 들기도 한다. 벌과 나비의 알들이 많이 얼어 죽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이상 기후는 누가 만들어낸 것인가? 


이상 기후 때문이든 농약 때문이든 이 책임에서 사람들이 빠질 수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전 보도에 따르면 해마다 종(種)이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이러한 생태계 파괴를 막는 대응책을 빨리 세우지 않으면 큰 환란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일본에서 열린 바 있는 생물다양성조약 제10회 체결국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태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경제학 보고서’를 발표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생태계 파괴에 따른 세계적 손실은 아무런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연 4조5천억 달러 정도이지만 보존을 위해 450억 달러를 투자하면 거꾸로 연 5조 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예측하였다. 예방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설명이다.


제시한 근거 자료에 따르면 산호초의 경우, 약 300만 종의 어류가 이에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어 이 덕분에 연안과 섬에서 어업, 관광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얻는 혜택은 연 최대 1,720억 달러로 추정되었고, 또한 벌, 나비 등에 의한 가루받이의 가치는 연 1,530억 달러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브라질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농림수산업 비중은 6%에 불과하지만 2천만에 이르는 빈곤층에서 농림수산업에 참여하는 비율은 89%나 되므로, 그 타격은 빈곤층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지적하였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시급히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빈곤층은 더욱 더 빈곤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정부와 기업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그런데 이 문제는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모두의 생존이 걸린 우리의 문제인 만큼, 우선 아무런 생각 없이 함부로 쓰는 종이컵을 비롯한 일회용품 줄이기, 대중교통을 이용을 통한 탄소 배출량 줄이기, 전기 아껴 쓰기를 통한 에너지 절약 등 우리 주변에서 개선해야 할 일부터 당장 실천해야 한다.


벌과 나비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잉잉거리며 생명을 구가하게 하는 일은 오로지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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