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

이학로 논설위원

 

정치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때로는 가시밭길이나 자갈밭을 만날 수도 있고 낭떠러지를 만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순리를 따를 때 좌절과 절망은 없다. 


정치가 정도를 벗어나 과오를 범했을 때 국민들은 고통으로 비명을 지른다.


과오가 있을 때 책임지는 것은 순리다. 사소한 잘못이라도 응당한 처분을 받아야 할 터 국가와 관련된 중차대한 일은 더욱 그러하다. 


그 때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장관이나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를 본다. 


국민들이 피해를 입고 고통 받는 것을 보며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정부의 최고 정책 결정권자들의 선택과 판단은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매순간 어떤 선택이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일상 업무뿐만 아니라 말 한마디 눈 짓 한번조차도 가볍게 할 수 없다. 


그들은 상황 변화의 파악에 정확해야 하고 국익에 도움 되는 판단에 신속해야 한다.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권력을 부여하고 마음껏 누리도록 허용한다.



권력을 누리는 대가는 책임이다. 


자신들의 선택과 결정에 대한 책임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공을 세웠을 때는 그 공적에 따라 훈·포장을 받기도 하고 오랫동안 존경을 받기도 한다. 


반대로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오류를 범해서 국민들에게 피해와 고통이 돌아가게 하였을 때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


최근 잇따른 대형 사고로 국민들이 놀라 두려움에 떨었지만 책임지는 윗사람은 없었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고통 속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어느 누구 책임지지 않았다. 


과오를 범한 당사자나 행정 실무자 몇 사람에 대한 처벌과 행정 조치가 고작이었다. 


국민 모두가 분노하는 정책적 실패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책임을 묻는 조치가 없었다.


천안함과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도발로 온 국민이 분노했다. 


북한의 도발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당연히 국민들은 우리 군이 북한의 도발에 정확히 대응하리라 믿었다. 


하지만 우리 군은 그렇지 못했다. 


하나 뿐인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예상된 도발에도 대응하지 못하는 우리 군과 정부에 실망했다. 


북의 도발 앞에 허둥대는 정부와 국방부의 모습은 국민들을 근심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지난 3개월 동안 구제역으로 350만 마리의 소와 돼지를 생매장했다. 


국민이 부담해야할 보상 금액은 3조원 이상이다. 


축산 농민들의 피해와 담당 공무원들의 수고와 고통은 무엇으로 위로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들의 분노에 대해 정부는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게다가 정부의 초기 대응과 사후 조치에 대한 오류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조치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다시 이런 사태가 초래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인데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해외 국민의 보호와 국제 사회에서 국가의 이익을 지켜야할 외교관들도 국민을 실망시켰다.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던 외교관들의 문란한 생활이 문제였다. 


국가 기밀의 유출도 문제였지만 더 우려되는 것이 외교관으로서의 기강해이였다. 


뿐만 아니라 EU와 맺은 FTA조약문의 번역 오류는 외교부의 무능함까지 드러나게 만들었다. 그 책임은 또 누가 질 것인가?


세종시에서 시작하여 영남 신공항 건설에 이르기까지 대통령 공약사업의 추진 여부를 두고 심각한 국론 분열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 사이의 분열과 대립 갈등이다. 처음에는 충청도에서 그 다음에는 경상도에서 이제는 전라도로 옮겨 가고 있다. 


그들이 정부에 대해 무턱대고 떼쓰고 있는 것인가? 결코 아니다. 


정부가 먼저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수차례 확언해 놓고 어느 순간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말을 뒤집어 버렸다. 


그것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일본에서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의 핵 누출사고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 역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온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는데 정부는 안심하라고만 한다. 


정부가 국민을 안심시키지도 못하고 있는 동안 엉뚱한 유언비어만 난무한다. 과오는 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책임도 정부에 있다.


정치는 국민에 대한 서비스이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신뢰이다.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하거나 당장의 궁지를 벗어나려는 변명과 핑계는 구차할 뿐이다. 


당당하게 책임지는 자세야 말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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