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산망 마비, 북한의 소행인가?

북한의 해킹 능력에 국민이 놀랐다. 


한국의 대표 금융기관인 농협의 전산망을 완전 마비시킨 사건이 북한이 치밀하게 준비한 사이버 테러였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검찰의 첨단범죄수사대가 발표한 것이다. 놀라운 일이나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지난 4월 12일 농협전산망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데이터들이 삭제되기 시작했다. 


보통 해킹했을 경우와는 달리 금융거래 내용과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공격이었다. 


개인의 이익을 얻으려는 침입이 아니라 농협 전산망을 파괴하여 마비시키려는 공격이었다. 


누가 왜 이런 공격을 하였는지 알 지 못하는 동안 시간이 흘렀다. 


우왕좌왕 하던 가운데 점차 외부 공격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드러나게 되었다.


국민들에게 충격적인 소식들이 전해졌다. 농협의 보안 대책이 형편없었다. 


초보적인 실수가 많았다. 


비밀번호가 유치할 정도로 단순했고 그 조차도 오랫동안 바꾸지 않고 사용하고 있었다. 


전산망 보안에 무신경했던 것이다. 


국민 모두의 금융 거래를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형 금융기관인 농협의 전산망 관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농협은 부끄러워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노트북 한 대에서 내려진 삭제 명령이 거대 농협을 초토화시켰다. 


한 번의 삭제 명령으로 동시에 여러 서버가 공격당했다는데 이것은 비밀번호 관리의 문제이자 보안 책임자의 직무 유기이며 범죄였다. 


이 중요한 업무를 경비 절약 차원에서 외부 업체에 맡겼다. 


그 보안 업체의 노트북 한 대에서 삭제 명령이 내려졌다. 농협 내부에 고정 간첩이 있었다는 말이다. 


이 정도면 그 어떤 금융회사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놀라운 것은 그것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검찰 발표이다. 


대한민국 검찰이 70여명의 농협 관련 직원들을 3주 동안 수사해온 끝에 내린 결론이다. 


문제의 보안업체 노트북에 이미 2010년 9월에 해킹프로그램이 심어졌고 그 노트북을 북한이 지금까지 원격 조정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북한의 놀라운 공작 능력인 것이다. 


농협 전산실 안에 있는 보안업체의 노트북을 좀비로 만들어 8개월 동안 마치 내 것처럼 마음대로 운영했다면 북한의 사이버테러 능력을 높이 사지 않을 수 없다. 


“북한 축구팀이 월드컵 우승했다”는 뉴스처럼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북한이 아니라 안일한 정부와 허술한 농협 보안망이었다. 


북한이 뛰어난 해킹 능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의 사이버 테러에 대한 대응이 허술했고 농협의 전산망 관리가 부실했기에 이곳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을 뿐이다. 


그 허점을 찾아낸 것은 북한의 능력이다. 약점만 찾으면 돌도끼로도 항공모함을 침몰시킬 수 있는 법이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하면 농협의 책임이 줄어들까? 전혀 그렇지 않다. 


금융기관으로서의 신용도 하락과 경제적인 손실은 말할 것도 없다. 


국민들의 분노는 어떻게 하려는가? 그동안 사이버테러에 대한 위험을 누누이 경고해 왔건만 농협은 손을 놓고 방심하고 있었음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해킹의 위험에 대해서 남의 일처럼 여기고 귀를 닫고 있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따라서 일차적인 책임은 분명 농협에 있다.


서둘러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지으려는 검찰의 태도 역시 의문이다. 


지난 디도스 공격 때 사용되었던 아이피 주소 등 몇 가지 정황만을 가지고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그것이 정확한 증거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서둘러 마무리 하려는 검찰의 행보에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다. 


아직도 더 조사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도 말이다.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단정 역시 위험하다. 


북한의 정보화 수준은 형편없지만 오랫동안 해킹과 같은 사이버테러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북한에게 당했다는 것은 농협이 얼마나 무방비상태였고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었는가를 증명할 뿐 해킹은 이제 우리에게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농협으로서는 불행 중 다행이다. 


이제 농협도 피해자가 되었다. 농협의 과실이 아니라 북한의 사이버 범죄로 결론이 났으니 말이다. 


북한의 집요하고 치밀한 공격에 어쩔 수 없이 당한 것이니 농협에게 빠져나갈 틈이 생긴 것이다. 


농협의 책임은 줄어들겠지만 문제의 본질은 흐려지게 되었다.


이번 농협 사이버 테러의 교훈은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강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이버 테러에 무관심하면 농협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도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피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목록
오피니언 > 사설·기고
오피니언 > 사설·기고
공지 원고를 송고하실 분은 아래 이 메일을 애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 편집부 2011.05.19
이전 글쓰기새로고침
처음페이지이전 10 페이지12345다음 10 페이지마지막페이지
 
클릭뉴스
최근글,댓글 출력
박성재 법무부장관, 검찰개혁 국민위해 추..
내년 의대 증원 1500명 안팎 전망
임현택 의협 신임 회장 “의료공백 해결하..
5월의 6·25 전쟁영웅 ‘故 윤길병 소..
2026학년도 大入 비수도권 의대 정원 ..
서부교육청, '서부 초등 기초학력 향상 ..
차량용품 최대 20% 할인…14일까지 쿠..
‘무설탕’이라고 홍보하더니… 일반 소주와..
유통업계 ‘가정의 달’ 할인·쿠폰·온라인..
한도제한계좌 이체 한도, 하루 100만원..
최근글,댓글 출력
성숙한 젊은이들
안동 낙동강변 초록쉼터로 변해야 !
따뜻한 가정을 책임지는 주택용 소방시설
돌파감염과 변이 바이러스, 슬기롭게 극복..
코로나19 백신 접종간격 6주 연장 효과..
최근글,댓글 출력
윤경희 청송군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
장욱현 영주시장, 조성계획 기본용역 착수..
임종식 경북교육감, 경산교육지원청에서 열..
장세용 구미시장, (재)구미먹거리통합지원..
이강덕 포항시장,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준공..
최근글,댓글 출력
대구 무파사,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청소년 한우 맛체험 행사 개최
수성구희망나눔위원회, 여름 김치 나눔
5월 가정의 달.다양한 행사 추진
안동사투리 경연대회
오늘의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