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정치인 뺨치는 지방의회 의원

김진복 지방자치연구소장,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일반적으로 연방제가 아닌 단일국가에서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라고 일컫는 것이 옳은 표현인지 모르겠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커짐에 따라 어느 샌가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격상 호칭하는 일이 벌어졌다. 


법규에도 없는 군 정부, 시 정부, 구 정부 이렇게 부르는 것이 어디 온당한 일인가. 국회의원이 정치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지방의원이 정치인이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선뜻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 업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으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자기 이를 취하는 존재이므로 정치적 동물이란 표현을 하지만 이것은 지방의원을 정치인으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어쨌든 요즘 지방의원들은 정치인이라 자처하고 또 그렇게 불러주는 것을 좋아하고 있다. 


정당공천, 지역 국회의원과의 관계 등 정치적 환경에 젖어있어서 그럴 것이다.


요즘 지방의원들의 행태가 중앙정치인의 못된 전철을 밟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정당을 달리하는 의원들끼리의 몸싸움도 그렇지만 최근 서울시의회의 행태를 보면 더 더욱 그렇다. 


지방의회의 기능 중 중요한 것은 조례 제· 개정권이다. 지방의 발전과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례는 빨리빨리 손질해야 한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3분의 2 이상 의석을 점유한 서울시의회가 시장이 발의한 조례는 이런 저런 이유로 묶어놓고 같은 성향을 가진 교육감 안은 100% 통과한 것이야 말로 국회의원 뺨치는 정치적 놀음이다. 2월과 4월 서울시장은 노인 장기요양보험지원 조례안과 장애인 연금지원 조례안 등 시급을 요하는 14건의 조례안을 본회의에 제출했지만 시장이 회의에 참석치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한 건도 통과시키지 않았다. 조례의 내용은 예외로 하더라도 시장에게 군림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다수당의 힘이 작용한 것이다.


이는 지방행정이 정치꾼 집단인 다수당 정당에 의해 말살된 좋은 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은 초등학교 무상교육 전면실시를 담은 조례안을 작년 12월 의결한 데 대해 시장이 재의를 요구하자 그달 30일 재의결하고 의장 직권으로 공포한바 있다. 


시의회 친환경무상급식특위는 `만 5세 무상보육을 무상급식보다 우선해야한다’는 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하면 좋은 복지, 민주당이 하면 나쁜 복지인가, 시장의 시의회 출석은 협상대상이 아니라 의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보이고 있는 모습은 국회에서 민주당이 하는 행태를 그대로 빼 닮고 있다. 


지방자치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면 주민들만 골탕 먹게 된다. 


지금 전국적으로 광역의원 761명, 기초의원 2,888명, 교육의원 82명이 있다. 


교육의원과 무소속을 제외한 지방의원은 모두 지역 국회의원의 천거로 정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정당소속원이다. 


이들이 지방의회에서 정당 색을 나타내는 것은 지방자치발전의 큰 해악요소다.


경기도 용인시의 민주당 소속 의원이 매장에서 스카프를 훔친 일로 징계 논의가 있었을 때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 무산시킨 일이나 공공근로 여직원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해 물의를 일으킨 성남시의원의 제명 징계안도 민주당의 불참으로 무산된 일이 있었다. 여론이 나빠지자 재의결 행동을 보인 의회도 있지만 제 식구를 감싸겠다는 의지는 고래 심줄이다. 중앙정치인과 대동소이하다.


지방의원이 연봉 받는 봉급자의 위치가 됨에 따라 관료체제의 공무원과 같은 무사안일로 흐르는 경향이 목도되기도 한다. 


지방의회가 성년의 나이가 됐으면 소아기적 행태에 변화가 있어야 마땅하다. 


주민대표기관으로서 위치를 망실한 체 정치인의 못된 흉내만 낸다면 지방자치의 무용을 주장하는 층이 더 두터워질 것이다. 지방의원의 잘못된 정치적 행태를 바로 잡으려면 정당공천제부터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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