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을 품어라

내년(2012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다. 달력 구성은 천간 10개와 십이지 12개를 조합되어 만들어진다. 

우리는 그 조합이 60개로 육십갑자라고 하는데, 내년(2012년)은 임진년(壬辰年)으로 천간의 임(壬)은 검은 색을 뜻하며, 지간의 진(辰)은 용을 뜻함으로 흑룡(黑龍)의 해가 된다.

용은 예로부터 비바람의 조화를 부리는 상상의 동물로 임금이나 군주를 상징하며 전설로 내려오는 상스러운 존재로 우리에게 널리 알리어져있다. 

또한 이런 신비한 동물은 흔히 민화 속에 자주 등장하며 용꿈을 꾸고 잉태하여 출산하면 아주 훌륭한 나라의 재목이 된다고 여겼다.

기록에 보면 흑룡은 조선 세종때 건국의 시조들을 찬양한 `용비어천가’ 중 제22장에는 “흑룡이 백룡을 살렸다”는 내용이 있으며, 흑색 자체가 국어 사전적으로 `흑진주’와 같이 빛나고 아름답다는 의미로 쓰이며 흑진주는 진주중에서 희소성이 높고 가장 가치 있다고 한다.

특히, 우리 대구는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대덕산 줄기가 비껴나며 마치 용이 물을 먹기 위해 엎드린 자세로 수성천 즉 대구 신천의 물줄기를 감싸고 있는 바로 이곳이 용의 머리 부분이기 때문에 용두골이라는 이름과 함께 용의 머리 부분인 고산골 입구에서 상동교 구간까지를 용두방천이라 했다.

또한, 현재 공산동에 지정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근처 동굴 안에 용이 살고 있었으며 이 용이 동굴 앞 용수를 먹고 하늘로 승천하였다 하여 용천이라 불렸고, 도동 해발 380m 가파른 절벽 위 큰 바위가 용처럼 생겼다 하여 용암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밖에도 달성군 유가면 용리에서 1㎞정도 떨어진 산기슭에 용이 승천할 때에 땅이 갈라졌는데 이곳을 용소(龍沼)라 하고, 또 용이 하늘로 올라가다가 비늘이 떨어져 이곳에 비늘을 묻어 주었다 해서 용 비늘 무덤이라 한다.

달서구 성서지역의 산의 형상이 용의 누운 모습을 닮았다는 와룡산이라 불리는 등, 용과 관련된 지명은 대구의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 

대구는 이렇게 용의 정기가 흘러넘치고 있으며, 낙동강, 금호강, 신천이 함께 어우러져 풍부한 물로 하여금 내년은 용이 물을 만난 격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천간과 지간으로 볼 때 내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로 대구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 큰 일꾼이 많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석숙 sinby6789@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