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법인화 논의 중단, 불씨는 남겨
경북대학교의 법인화 논의가 중단됐다.
경북대는 최근 열린 학장회의에서 학내 법인화위원회와 법인화연구단을 즉각 해체하고, 법인화 논의를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경북대가 법인화 논의를 중단한 이유는 학기말인 데다 단과대학 순회 보고가 곧 대학 당국의 법인화 추진이라는 일부 구성원들의 오해와 함께 국회를 통과한 국립서울대 법인화법이 교수회와 학생들의 반발로 총장실 점거 등 극한 투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이에따라 경북대는 학내 법인화위원회와 법인화연구단을 즉각 해체하고 법인화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법인화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달부터 이달 말까지 단과대학별로 진행 중이던 ‘법인화 연구결과 순회 보고 토론회’는 스톱됐다.
하지만 경북대는 향후 교수 및 학생들이 법인화를 원할 경우 재논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법인화에 대한 불씨는 남겨뒀다.
경북대 관계자는“교수회가 최종안이 도출되기도 전인 오는 21일 법인화 찬반에 대한 교수 총 투표를 실시한다”며 “이것이 구성원들의 이해와 선택 기회를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매우 커 법인화 논의를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관계자는“서울대 사태와 함께 법인화를 둘러싸고 내부갈등이 너무 커 중단한 것 같다”며 “하지만 정부에서 40개 국공립대중 3개 정도의 법인화 대학에 재정적 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아 법인화 문제는 다시 한번 논의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와 부산대, 전남대 등 3개 대학 교수회는 이날 경북대 교수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 법인화를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3개 대학 교수회 의장들은 “전국의 거점 국립대학들을 법인화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미래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에 반대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하지만 정부는 집요하게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고 일부 거점대학 총장들마저 불확실한 재정지원에 대한 과잉 기대를 바탕으로 정부 방침에 순응하거나 편승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3개 거점 국립대 교수회 대표들은 정부와 대학본부의 법인화 시도에 단합해 공동으로 대응함으로써 끝까지 법인화를 저지하겠다”며“정부와 대학 측은 법인화 추진방침을 포기하고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최용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