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안보인다> 下.그늘진 어린이들에 빛을···

싱글맘, 경제적 어려움에 '눈물'

3년 전 가정폭력을 일삼은 남편과 이혼한 후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와 살고 있는 전모(33·대구 수성구) 씨는 통장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월 80만원 남짓한 수입으로 살림을 꾸려 나가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 월세로 30만 원을 내면 남는 돈은 50만원. 이 돈으로 식비, 교통비를 쓰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은 5만원이 채 못된다.


 아이들과 주말이면 영화라도 함께 보고 싶지만 그러기엔 지갑이 너무 얇다. 저축은 꿈도 못 꾼다.


엄마와 아이만 있는 가정, 싱글맘이 신빈곤층이 되면서 이들의 아이들까지 덩달아 궁핍의 대물림이라는 역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일부 이혼녀나 남편과 사별한 여자의 경우 위자료와 유산 등으로 아이와 함께 예전 못지않게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그 비율은 지극히 낮은 편이다.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당수 싱글맘의 아이들도 그늘 속에서 웅크리고 있다.


△학원·과외는 엄두도 못내 = 엄마, 다섯 살짜리 남동생과 함께 사는 소민(가명·12·달서구 진천동)이는 방과 후면 곧장 집으로 온다. 


섬유공장에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 남동생을 돌보기 위해서다.


방과 후 끼리끼리 인근의 학원으로 향하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부러운 마음이 들지만 엄마에게 내색은 하지 않는다.


소민이의 엄마 채모(37) 씨는 “아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피아노 학원에 다녔으나 몇 달째 수업료가 밀리자 본인이 그만두겠다고 하더라”며 “꿋꿋하게 견뎌내는 딸아이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해야겠다”며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최근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방과 후 교실이나 인근 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자원봉사 등을 활용하는 싱글 맘들도 있지만 이마저도 가까운 곳에 없어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황은숙 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 회장은 “현대사회는 이혼의 증가로 인해 한부모가정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추세와는 달리 한부모가정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혼가정과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면 이혼가정 아동들의 학업성취도가 양부모 가정 아동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이는 아이들이 부모의 이혼을 바르게 인식하고 헤어진 부모나 앞으로 다가올 환경의 변화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 대처해 나간다면 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양육비도 없어 교육은 사치 = 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싱글 맘들은 현재 겪는 어려움 중 가장 심각한 문제로 경제적 빈곤(72.9%)을 들었다.


특히 이혼 후 남편이 양육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싱글맘들의 경제적 고통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가돼 아이마저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혼 전에 여유 있는 생활을 했던 싱글 맘들도 의사 약사 변호사 교사 동시통역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거나 남편에게서 양육비 지원을 받지 않으면 3년 내에 ‘바닥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아이에게 기본적인 교육을 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입는 것, 먹는 것, 어느것도 충분히 해줄 수가 없다.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의 이혼 충격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관으로 비뚤어지기 일쑤다.


사업 부도로 남편이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돼 위자료도 받지 못하고 이혼한 박 모(36·대구 북구 산격동) 씨는 점차 생활이 하향화 돼 가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처음에는 원룸으로 시작했지만 월세가 올라 반지하방으로 이사를 했다. 


중학생인 큰아들에게 교통비를 주기가 힘들어 30분이 넘는 거리를 걸어 다니게 한다. 


문화비나 좋은 옷을 산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생활비 등이 모자라 돈을 꾼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60%가 빌린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아이 양육비가 절대 부족해 아이 교육마저 사치’라고 대답한다.     


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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