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수성구···도둑고양이 들끓는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사는 K(41·회사원)씨는 최근 집에서 자주 출몰하는 도둑고양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집 마당과 주위에서 시도때도 없이 고양이를 자주 마주치고 있다.
특히 집 천장으로 고양이들이 다녀 밤에 잠까지 설치고 있다는 것이다.
K씨는 “음식물 쓰레기통을 밖에 내놓으면 고양이가 몰려들어 집 입구가 지저분해질 뿐 아니라 악취까지 풍긴다. 곧 더워질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골목에 세워둔 차를 타려고 하는데, 차 밑에서 고양이 몇 마리가 뛰어나와 혼비백산한 적도 있다”며 “늦은 밤에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소름끼칠 정도로 들려 6살 먹은 딸이 무서워할 정도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구청이나 동물보호기관에서 도둑고양이를 적극적으로 포획하거나 번식을 막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주민들이 더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대구 도심에 도둑고양이가 들끓고 있다. 고양이는 일반 주택가나 아파트, 전통시장, 터미널역 주변 등을 가리지 않고 쉽게 눈에 띄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에서는 수년전부터 주거환경 등이 개선돼 도둑고양이는 더이상 도심에서 찾아 볼 수 없다며 고양이 포획 등 적극적인 행정은 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주민들은 때아닌 고양이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쫓아도 보지만 그때뿐이고, 찢긴 쓰레기봉투는 끝도 없이 나뒹굴고 있다.
최영숙(여·45·수성구 만촌동)씨는 “요즘 도둑고양이 수가 부쩍 늘어난 것 같다. 밤에 계속 울어대는 울음소리 때문에 여간 시끄러운 것이 아니다”며 “구청은 날로 늘어나는 도둑고양이를 일정량 포획해 시민들이 안심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동구시장 한 상인은 “최근 들어 식당주변과 쓰레기 더미가 있는 곳에 고양이들이 계속 몰려드는 것 같다”며 “고양이를 다니는 길목을 막고 있지만 상인들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고양이가 집중 출몰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지역은 유기동물 보호차원에서 포획해 관리를 하고 있다”며 “주민들도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지역 주변을 쾌적하게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