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서라벌초등 동창회 모교사랑 '화제'
경주 서라벌초등학교 총동창회가 폐교 위기에 몰렸던 모교를 주목받는 학교로 만든 모교사랑이 화제다.
서라벌초등학교는 경주시 보문단지내 위치, 전성기때는 학생수가 800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핵가족화되면서 학생 수가 48명까지 줄어들자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총동창회가 팔을 걷어부쳤다.
`모교에는 사랑을 선배에게 존경을 후배에게 존중을’이란 회원정신을 내세운 서라벌초등학교 동창회는 “경주 시내권에 못지 않는 경쟁력을 가졌던 모교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각오를 다졌다.
1957년 8월 설립한 서라벌초등학교 동창회는 역대 동창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수시로 모교를 지원, 후배들의 면학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탰다.
지난 1934년 태동한 서라벌초등학교는 수차례 통폐합과 교명 변경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1934년 5월 계림공립보통학교 부설로 경주군 내동면 덕동리에 덕동 간이학교가 설립됐다.
당시 덕동과 암곡 등지의 학생들이 20km나 떨어진 내동국민학교를 오가던 불편해소를 위해 당국이 덕동 간이학교를 설립했다.
1943년 4월 덕동공립초등학교로 바뀌었다가 1975년 10월 경주지구관광개발에 의해 덕동저수지가 조성되면서 학교는 수몰지구로 편입됐다.
부득이 경주시 천군동으로 이전하면서 서라벌국민학교로 교명을 바꿨으며 1996년 서라벌초등학교가 됐다. 그동안 총 63기 2천83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역사깊은 모교에 대한 동창회의 사랑의 밑거름은 지난해 8월 제23대 김중곤(16회)회장이 선출되면서 빛을 발했다.
김 동창회장은 “모교가 폐교위기에 처한 것을 바라만보고 있을 수 었었다”면서 “도심학교 못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면학분위기를 살리고 시내권 학교에서 할 수 없은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함으로써 특화된 교육, 주목받는 학교로 만들어야한다는 의지를 실천에 옮겼다.
첫 번째 행사는 4, 5, 6학년 후배들의 수학여행 지원으로 설정했다.
김 회장은 사비를 들여 2010년 10월 6·7일 이틀간 인솔교사를 포함한 34명을 삼성에버랜드와 독립기념관 등으로 수학여행 경비를 지원했다.
김 회장은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사랑을 보여줌으로 기죽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학업에 증진했음하는 마음에서”라고 말했다.
든든한 선배의 후원아래 수학여행에 나섰던 후배들은 “다른 학교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지원은 다른 학교의 큰 부러움을 샀다”면서 “서라벌초등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서라벌초등학교 총동창회는 모교의 특성화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학교내 골프교실 개장을 추진키로 했다.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야만 시내권 학생들을 유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회장은 경북도의회 예결위원장인 박병훈(29회) 동문과 머리를 맞댔다.
박 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동창회원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지난 4월 13일 마침내 학교내 `서블 골프 교실’을 개장했다.
학교 체육 창고를 리모델링한 30㎡의 아담한 공간에 실내스크린 골프 시설, 어린이 골프세트용품, 냉난방기 등을 구비한 실내 연습장을 마련해 학생들이 전천후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자세를 수정할 수 있는 기계를 갖춘 3개의 타석을 갖추고 전문강사 1명을 채용해 4~6학년 23명을 대상으로 매주 수, 목요일 2차례 방과 후 2시간씩 골프교실을 운영한다.
시골학교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최신시설을 접한 학부형들은 “뭣보다도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권재형 학교장과 김 회장은 “학생들이 애교심과 자부심을 갖고 다니고 싶은 학교로 만들어 60여년 전통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서라벌초등학교 총동창회는 모교지원과 함께 동창회 조직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7일 오전 9시30분, 삼릉입구 주차장에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 동창회원들은 남산 등반을 하면서 친목을 다졌다.
지난 4월30일은 대경 동창회 주관으로 서울 북한산에서 봄 등반대회를 가졌다.
그동안 발간이 뜸했던 동창회보인 산동명감 제2호 발간 작업에도 돌입했다.
동창회 활성을 위한 취지로 지난 2003년 창간호를 냈으나 한동안 발행이 없었다.
올해 7월을 발간을 목표로 2011년판 제2호를 원고 수집과 협찬금 모집에 들어갔다.
김 회장은 “산동명감 발간에 따른 협찬금 수익과 동창회 적립금 1억여원을 모아 서라벌초등학교 총동창회 장학회 설립을 오는 8월께 설립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서라벌초등학교 총동창회는 또 모교 강당 증축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기금 조성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한편 김중곤 동창회장은 모교지원과 학교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11일 오후2시 경주교육지원청에서 도교육감 표창을 수상한다.
강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