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고령자 취업이 늘어난다는데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50대 이상 취업자가 800만 명을 넘어섰고 전체 취업자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33.0%로 역대 가장 높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고령자를 위한 복지혜택이 부족한 현실에서 고령층 취업자 증가는 바람직한 현상이긴 하나 자칫 경제의 성장엔진을 식게 할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게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현재 50대 이상 취업자 수는 802만2천명으로 전월(770만9천명)보다 31만3천명이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800만 명을 넘어섰다.
20년 전인 1991년4월 403만1천명이던 거에 비하면 배나 늘어난 수준이고 10년 전인 2001년4월의 510만3천명에 비해선 300만 명이 증가한 것이다.
전체 취업자 2천430만3천명 가운데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인 33.0%나 되면서 최대 노동력을 공급하는 연령대가 30대나 40대에서 50대 이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2000년 초반까지는 50대 이상이면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준비해야 할 연령층이다.
이런 연령층의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청년층 인구는 줄고 고령층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인구구조의 변모에 그 원인이 있다.
실제로 젊은 노동력이라 할 수 있는 15∼29세 인구 비중이나 30대 인구비중은 감소하는데 비해 40∼50대 이상의 인구 비중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후(戰後) 베이비붐 세대인 1955∼1963년도 출생의 건강한 50대 연령층이 고령층에 포함되면서 이들의 취업이 늘어난 것도 고령층 취업자 증가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오늘의 고령층은 대다수가 은퇴 이후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해 생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복지지원에 의존하는 고령자가 대부분이지만 정부의 복지정책마저 준비가 미흡해 이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고령층의 취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들의 생계를 해결하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경제가 글로벌화한 현실에서 국제경쟁력에서 살아남으려면 신기술을 빨리 습득하는 등 대응능력이 신속해야 하나 근로자들이 고령자인 상황에선 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최근 사회가 저출산?고령화로 전환되면서 성장 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저출산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이지만 빠른 시일에 해결되기는 어려운 문제다.
최근의 고령층 취업 증가는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선 고령사회에 맞게 정년을 연장하고 임금피크 제를 도입하는 등 고령사회에 맞게 일자리를 고용 친화적으로 정비하는 일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박노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