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장, 폐지 팔아 장학금 낸 할머니께 감사뱃지 달아드려
‘감사의 달인’ 채옥순할머니 직접 찾아 감사의 실천 배우다
“어려운 형편에도 온 힘을 다해 폐지를 모아 기탁하신 10만원의 장학기금은 가진 자의 10억원보다 더 값지고 고귀한 뜻입니다.
감사의 실천으로 큰 가르침을 주신 할머니가 진정한 ‘감사의 달인’ 이십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토요일인 2일 오전, 폐지를 팔아 모은 돈 10만원을 포항시장학회에기탁해 화제를 모은 해도동 채옥순할머니(82) 댁을 찾아 감사뱃지를 가슴에 달아드렸다.
홀몸노인인 채 할머니는 이날 자신의 단칸방을 찾은 박 시장에게 나라에서 매월 기초생활수급비를 줘서 끼니를 이을 수 있는 것에 늘 감사하고, 매일 찾아와 말벗이 되어주는 친딸 같은 생활지도사에게도 감사하며, 노인의 건강을 염려해주는 이동전화기(해피폰)도, 전기세도, 시에서 다 도와줘서 감사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박 시장이 어렵게 모은 돈을 어떻게 장학금으로 기부하게 됐냐고 할머니에게 묻자 “보잘 것 없는 나를 나라에서 이래 마니(이렇게 많이) 도와주는데 받기만 해서,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 줄 수 없나 싶어서 작지만서도…” 라며 부끄러워하며 말끝을 흐렸다
채할머니는 또 예전에는 혼자라서 우울증도 있고 해서 약도 먹었는데 나라에서 말벗이 되어주는 친딸 같은 황정애선생님(독거노인 생활지도사)을 보내줘서 많이 의지가 된다며 세상이 감사하고 이젠 더 이상 바라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포항에서 시작된 감사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오늘 할머니께서 전하시는 몸에 밴 감사의 실천은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며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잡았다.
또 박 시장은 “감사의 힘이야 말로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행복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신 할머니는 진정한 감사의 달인이다” 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기초생활수급자인 채옥순 할머니는 지난달 8일 해도동주민센터를 통해 포항시장학기금 10만원을 기탁했는데 이 돈은 채할머니가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매일 동네 두 바퀴를 뒤져 폐지를 모으는 일을 넉 달 이상 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이다.
김지형 기자